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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 친다 하길래

truehjh 2025. 4. 12. 11:31

 

앞마당 자두나무에 꽃이 만개했다. 그냥 창문 안에서만 보곤했는데, 오후부터 비바람 친다 하길래 얼른 나가서 사진을 찍었다. 

 

올봄 역시 꽃구경 한번 나가지 않았으나, 집 주변에 피어있는 꽃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

 

텃밭농부 남동생은 어제 유실수 몇 구루를 사다가 심었단다. 우리집과 공장 울타리 주변에는 자두나무 네 구루, 밤나무 한 구루, 대추나무 한 구루가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밤나무와 자두나무 사이에 있던 자두나무 두 구루가 꽃을 피우지 못했다. 그래서 뽑아내고 그 자리에 유실수 묘목 세 구루를 사다가 심었단다.

 

오늘 나가보니 물을 흠뻑 먹은 땅 위에 가는 가지나 잎파리도 하나 없이 가냘프게 서 있다. 새로 식구가 된 매실나무와 블루베리 묘묙이 잘 자라주기를 바라며 새식구된 기념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오랜 기간동안 맛있는 자두를 내어주던 자두나무가 병사했다는 소식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살아있다는 것, 늙고 병들어 간다는 것, 그리고 죽어 없어진다는 것... 이리하여 모든 생명을 가진 것들의 운명은 사라지는 것 뿐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