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선물할 꽃 하나를 선택하고, 글귀를 생각해 놓으라’는 강사의 주문에 따라 나에게 줄 꽃 프리지어를 선택하고 ‘프리지어 꽃향기처럼’이라는 문구를 생각해 놓았다.
내 블로그에서 프리지어 사진을 찾아 그대로 그리려 하니 너무 어려웠다. 앞에 앉은 젊은이가 알려준다. 스마트폰 네이버에 ‘프리지어 일러스트’라고 입력하고 찾으면 쉽게 그릴 수 있는 사진을 찾을 수 있단다. 젊은이에게서 디지털 정보의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살아가기에는 참 편리한 세상인 것 같다.
네이버에서 적당한 사진 하나 찾아 참고했다. 뺄 건 빼고 첨부할 건 첨부해서 간소화해 놓고, 내가 그리기 쉽게 구도를 다시 잡아, 연필로 스케치하고, 펜으로 선을 따고, 연필 자국은 지우개로 말끔히 지운 후, 이색 저색의 마커를 들고 색을 칠했다. 14년 만의 색칠이다.
그러나 손은 굼떠져서 선이 빗나가고, 색은 마음대로 입혀지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도구여서 원하는 색의 마커를 찾기가 어려웠다. 늙은 손이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아 색칠하기도 어려웠다. 마음과 손이 따로 놀아서 허락된 시간 안에 마침표를 찍을 수도 없다. 그러나 도화지 위에 색을 입히는 동안에는 내 마음이 어느새 동심으로 환원한다. ‘삐뚤빼뚤이면 어떠하리. 그냥 즐기자’라고 마음을 다독였다.
'이제 그만'이라고 마음먹은 그 지점에서 그림을 보니 정말 초등학생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때 그렸던 빨주노초파남보 크레파스화와 오버랩 되고,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사다 주시며 숙제를 내주시고 숙제 검사를 하러 오시던 삼촌의 얼굴이 떠올랐다. 60여 년 전의 채색에 대한 아련한 추억 한편이다.
석학이셨던 그 삼촌이 20대 후반에 사고로 돌아가시지 않았더라면 나의 삶이 바뀌어 있을까. 어느 날엔가, 삼촌이 남겨주신 그림 한 장을 다시 펴 볼 용기가 생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왕초보의 길을 다시 시작해야지...!

'Spirit&Basecamp > Intere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드로잉 - 쉼 (0) | 2026.05.19 |
|---|---|
| 드로잉 - 나이 들어가는 것이 편안함이기를 (0) | 2026.05.12 |
| 드로잉 - 희망 사항은 '다시 시작' (0) | 2026.05.06 |
| 유화인물화 - 고흐의 초상화 (모사) (0) | 2012.12.27 |
| 연필인물화 - 그리운 아버지 (0) | 2012.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