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1) 36

파주의 가을

2024.11.20(수) 바람이 불거나 차들이 빨리 지나가면 길거리에 쌓여있던 낙엽도 덩달아 따라간다. 이리저리 날리는 낙엽을 보고 있노라면, 내 생각의 흐름도 다를 바 없음을 깨닫게 된다. 내 삶의 가을은 어떠한가. 자주 정답게 만나던 친구들 얼굴을 못보고 지낸지가 꽤 되었다.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를 듣고, 줌으로 얼굴을 대하고, 문자로 소식을 주고받으면서도, 얼굴과 얼굴을 맞대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그리워서 친구들이 나를 찾아 파주 출판단지로 왔다. 내 차는 우리 출판사에 주차시켜 놓고, 친구들과 함께 롯데프리미엄아울렛으로, 미메시스아트뮤지엄으로, 지혜의 숲으로 이동했다. 우리 모두 이동능력이 약해져서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 그래도 같은 식탁에 마주 앉아서 음식을 서로 권하며 먿고 싶..

아울렛에서 만난 레고꽃

2024.10.09(수) 바깥 바람도 쐬고 식사도 할겸, 쇼핑하러 가는 동생가족을 따라 나섰다. 가을 하늘은 높고 청량하다.   가는 길에 예약해 놓은 아웃백스테이크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예약해 놓은 덕에 밖에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좌석에 안내받을 수 있었다. 새우와 닭은 어떻게 요리하든 호감이다.  파주프리미엄아울렛에서 만난 레고꽃이다.  레고로 만든 꽃이라니... 종이꽃은 익히 들어 그 화려함을 알기도 하고 가끔 보고 만져도 보았지만, 레고꽃은 상상하지 못했었다. 세상은 다양하고 파격적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나는 변화에 주체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빠른 변화 속도에 어리둥절해 하며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공릉저수지

파주 공릉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대형 프렌치 카페 모쿠슈라(mochuisle)에 다녀왔다. 요즘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보다는 웅장하고 드넓어서 공간의 여유가 느껴지는 카페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같다.  점심을 먹으로 갔는데, 이곳의 메뉴는 갖가지 빵과 음료다.  얼마전에 동생가족과 함께 공릉저수지 부근까지 왔다가 돌아간 적이 있다. 차들이 너무 많아서 카페로 접근할 수가 없었던 것과 비교하니 지금의 분위기는 한적함이 느껴질 정도다.

마장호수와 레드카페

어제는... 밥친구 하자고 찾아온 후배와 함께 점심을 먹고 드라이브겸 커피를 마시러 마장호수 곁 레드브릿지카페로 갔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에는 초가을의 신선함이 물 위에 어리고... 오늘은... 방콕하며 환절기의 익숙하지 않은 기온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흐름을 셈하고 있다. 실내온도가 32도로 가파르게 올라가던 여름이 지나고, 둥근달 가을 기운 따라 서서히 내려가 27도, 26도가 되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24도를 가르킨다. 바로 엊그제... 긴팔 티셔츠를 입자니 조금 답답하고, 짧은 팔 티셔츠를 입자니 조금 소슬한 기운이 느껴져서 내 방의 온도 25도는 참 애매한 온도라고 투덜댔는데 드디어 24도, 이제는 헷갈릴 필요도 없이 솜이불과 긴 속옷으로 바꿔야겠다.

인생네컷의 연남동데이트

2023.06.22 연남동행이 드디어 실행됨!!! 도토리가 한 달 전부터 텐동맛을 보여주겠다고 홍대 쪽으로 나가보자고 했다. 그녀의 계획은 먼저 텐동맛을 고모에게 알려주고, 자기네들이 잘 다니는 골목들을 소개하고, 가장 중요한 스케줄인 인생네컷을 찍고, 길거리 옷도 함께 구경하고, 커피와 타르트 먹으면서 수다도 떨고, 유명하다는 크림맛케익(이름 잊어버렸음ㅋ)을 세 개 정도 사가지고 돌아오는 것이었고, 나의 계획은 조카와 함께 데이트하며, 가는 김에 20년쯤 전 대학원시절 홍대입구의 기억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만나기 전날, 조카는 전철이나 카페가 추울 수 있으니까 긴팔 옷을 꼭 챙기라는 말과 함께 아침을 조금만 먹으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아침을 먹고 나면 이른 점심을 못 먹을 것 같다는 생..

파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비교적 한산한 평일의 점심시간이었다. 주차장도 널널하고, 부딛히는 사람도 별로 없어 여유로웠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그런데, 복병이 나타났다. 30분 기다리면 된다던 식사 순번이었는데 1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는 순간에 사진이나 한방...^^ 드디어 우리 번호 호출! 테이블에 앉자마자 주문하고, 그리고 나오기 시작하는 음식! 오늘의 메인요리! 먹음직하게 잘라놓은 직원의 솜씨! 메뉴가 두세 가지 더 있었는데, 사진이 없음! 모두 만족스럽게 먹고, 남은 음식은 매장에서 주는 예쁜 박스에 넣어가지고 왔는데... 나에게는 한끼의 식사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냉장고행!

2020-1102 서울숲

‘새로운 삶의 공간, 즉 노년의 앞마당에 들어가기 위해, 이 단계에서 우리가 지녀야 하는 마음 자세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 열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 영원한 것에 대해 평온하게 경외심을 갖는 것입니다.’      - 헤르만 헤세가 1950년 74세에 쓴 편지에서 - 해님 집에서 평화와 함께 점심을 먹고 가까이에 있는 서울숲으로 산책 나왔다.

20200915 파주 율곡 유적지 - 자운서원, 화석정, 율곡습지공원

코로나 시대의 특별한 하루 조카의 과제를 돕기 위해 파주에 있는 율곡 이이 유적지를 탐방하기로 했다. 코로나 때문에 먼 곳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까운 곳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다 보니 자운서원, 화석정, 율곡습지 공원이 물망에 올랐다. 도토리와 데이트하기로 약속 잡은 날, 편안한 아침 운전을 위해 그 전날 저녁 모두가 퇴근한 이후, 주차된 차들이 없는 틈을 이용해서 내 차를 앞으로 빼놓았었다. 아침부터 차 빼달라고 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집에 있는 과자와 물과 커피를 챙겼다. 아무래도 점심은 간단하게 때워야 할 것 같다. 주점부리로 해결하고 집에 돌아와 배달음식을 시킬 예정이다. 코로나 2.5단계인 상황이기 때문에 식당을 찿아 나서는 것은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동생집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