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남들은 가끔 나에게 말하기를 감방에서 나오는 나의 모습이 어찌 그리 침착하고 활기찬지, 마치 자기 성에서 나오는 영주 같다는데... 나는 무엇인가? 남들은 가끔 나에게 말하기를 감시원과 말하는 나의 모습이 어찌 그리 자유롭고 친절한지 마치 내가 그들의 상전 같다는데... 나는 무엇인가? 남들은 또 나에게 말하기를 불행한 하루를 지내는 나의 모습이 어찌 그리 평온하게 웃으며 당당한지 마치 승리를 아는 투사 같다는데, 남들이 말하는 내가 정말 나일까? 나 스스로 알고 있는 내가 정말 나일까? 새장에 갇힌 새처럼 불안하고 그리움을 묻고 사는 연약한 나, 목이 졸린 사람처럼 살고 싶어 몸부림치는 나, 색과 꽃과 새소리에 주리고 좋은 말, 따스한 벗들을 목말라하고 방종과 사소한 굴욕에도 떨며 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