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MBooks&Trace/e<시니어진입기>

e시니어진입기(42) - 글을 닫으며...

truehjh 2019. 5. 2. 18:53

- 글을 닫으며 -

 

이 글들을 정리하는 동안 지나간 나의 삶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았다. 시니어로 진입하고 있는 한 인간의 희로애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어제와 오늘을 감사할 수 있었고, 여유를 갖고 내일을 내다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로서는 아주 의미 있고 풍요로운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미래가 짐스러운 무게로 다가오지 않아서 막연한 뭔가를 기약해 볼 수도 있었다. 젊었을 때의 내일은 아주 불확실성의 미래였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미래로 다가오니 두려워할 것도 없다. 아주 커다란 변화라도 담담하게 맞이할 수 있는 노년의 삶을 기대하며, 성숙한 시니어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

 

정상성을 담보로 하는 주류의 삶이 아닌 장애인의 삶, 그것도 독신으로 살고 있는 나이 든 여성의 삶에 누가 눈길 한 번이라도 주겠는가마는, 나는 그러한 삶을 기록하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성실하게 정리해서 옮겨놓았다. 누군가와 나누지 못하는 삶, 나 자신에게만 매어져 있는 삶은 그 약한 끈을 놓아버리면 무위로 돌아가는 삶이다. 나를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누군가의 삶에 참고가 되고 방향을 잡아가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의 기록이 의미 있어지고 나의 삶이 의미 있어지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누구의 삶이라도 좋다. 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역사 속에서 증명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기나 수필 같은 형식의 기록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증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라는 의미 있는 작업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욱이 은퇴 후의 삶을 살고 있는 여러 사람에게 이러한 형식의 기록 과정을 권하고 싶다.

 

앞서 출간한 건강과 에세이 <갱년기수첩>에 이어 <시니어진입기>도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점철되어 있음을 알리고 싶다. 여기에 드러난 자기 고백적이고 자전적인 글들이 현재 나와 함께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뿐 아니라, 미래의 시니어들에게도 공감될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지구 어느 한 구석에서 누구 한 사람이라도 내 삶의 흔적을 읽으며 동감해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기쁠 것이다. 그리하지 않아도 좋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개인사가 인간사일 수 있고 더 나아가 인류의 역사가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각기 역사적인 존재라는 신념 하에서 앞으로도 나는 기록을 남기는 글쓰기를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