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목이 아프고, 속이 뒤집혀 밥을 못 먹겠고, 오슬오슬 몸살 기운이 떠나지 않았다. 힘이 없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글쓰기와 책 만드는 일이 버겁기만 했다.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자면 그냥 여기저기가 아파서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런 시간을 지나야 다시 일을 하게 되는 가보다. 2~3일 만에 <시니어진입기>를 마무리하여 전자책으로 제작해 놓고 ISBN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에너지가 넘쳐 다음 전자책까지 손보게 되었다. 진도가 팍팍 나간다. 이렇게 되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간들이 있었나 보다. 따지고 보면 거의 완성을 앞에 놓고 3~4개월간을 그냥 공백으로 보냈다. 무위의 시간들이었다. 나의 기록작업도 창작과정인 것만은 확실하다. 예술이라고 하기에는 낯부끄러운 작업이지만 나름대로 나의 가치를 표현하는 중요한 작업이라 성취감을 느끼곤 한다.
<시니어진입기>는 잘 늙어가기 위한 마음의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