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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중국 옌볜> 백두산 천지

truehjh 2026. 10. 1. 10:42

2026.09.11.금(1) 백두산 천지

 

7시에 조식, 8시 30분에 백두산(장백산)을 향해 떠났다. 장백산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리고, 주변 환경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우리가 가려는 북파 코스는 백두산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코스로, 천지와 장백폭포, 그리고 백두산이 휴화산임을 알려주는 온천 지대를 관광할 수 있는 코스다.

 

대형버스로 갈아타는 곳까지 가서 차를 세워두고, 북파 코스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그곳은 공사 중이다.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검색하는 곳을 통과해야 한다. 

 

백두산 패키지여행 온 한국 관광객은 아침 일찍 떠나는 편이고, 조금 늦은 시간에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많이 떠난단다. 우리는 여유 있게 떠나서 중국 사람들과 함께 이동하게 되었다. 백두산은 중국인들에게도 영험이 있는 산으로 인식되어 있어서 관광객이 많단다.

 

다시 12명 타는 전기차로 갈아타고 천지로 이동했다. 울창한 숲을 지나 2,000m 정도의 고지에 올라가니 키 작은 식물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벌써 가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모두 갈색으로 물들었다. 16년 전 8월 초에 왔을 때는 한들한들 들꽃이 반겨주었는데 이번에는 볼 수가 없다. 그 여름에 인상적으로 보았던 들꽃들을 만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전기차에서 내렸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춥고 바람도 심하게 불었다. 여러 겹으로 옷을 껴입고서 천지로 올라가는 길로 들어섰다. 도토리 부녀와 그 일행은 북파로 올라가는 코스로 갔고, 작은올케와 나는 시멘트 또는 나무 데크로 깔린 길을 택했다. 우리가 걷는 코스는 평지로 된 짧은 길이다. 노인과 아이들과 휠체어, 유모차 등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얼마 안 가서 천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다다랐는데, 사람들이 가득 메우고 있어서 앞 사람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한참 차례를 기다려 경계선으로 다가갔다. 눈앞에 나타난 천지는 신비롭고 압도적이었다. 이전의 안개 속에 파묻혀 있던 때와는 다르게 파란색으로 빛나는 천지를 볼 수 있었다.

 

중국과 북한의 경계에 놓여있는 천지는 동북 최고의 고산호다. 해발 2,200m 높이에 위치한 화산의 분화구로 백두산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의미에서 '천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단다. 둥근 모양을 하고 있고 전체 면적은 10㎢, 호수 주위의 길이가 13㎞ 정도다. 천지의 가장 깊은 곳은 373m나 되고 평균수심은 200m로 중국에서 가장 깊은 화구호(칼데라호)로 알려져 있다.

 

천지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날씨 변덕이 심하단다. 천지를 볼 확률은 30%도 안 된다고 하는데 맑고 청량한 날씨여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우리보다 두 시간 후에 올라간 사람들은 안개 때문에 볼 수 없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백두산에 두 번 올라 한 번 천지를 보았으니 50%의 확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제 내가 다시 천지에 와 볼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앞에 있던 사람들이 빠져나간 후 차례를 기다려 천지의 사진을 찍고, 다시 사람들을 뚫고 나왔다. 짧고 평탄한 길을 걸으면서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는데, 모래바람이 심하게 불어 선그라스를 썼다. 

 

우리는 먼저 내려와서 앉을 자리를 찾아 앉았다. 따로 올라간 식구들을 기다리면서 사람 구경을 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서양인을 볼 수 없었는데, 보통 서양인들은 짐을 지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코스를 택한다고 한다. 좁은 벤치에 앉아서 높은 곳을 올려다보았다. 줄 서서 올라가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 마치 개미가 줄지어 목적지로 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아,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다시 전기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엄청난 멀미를 했다. 장백산의 구불구불한 구비들을 돌 때마다 현기증이 나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동생 가족은 나의 상황을 잘 알고 있으니 덜 미안한데, 다른 일행에게 미안해 괴로움을 참느라고 더 정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