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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노트] 왜 글쓰기인가?

왜 글쓰기인가...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나니 꽃샘추위가 유난하다. 바람이 불고, 눈발이 날리다가 햇볕이 들고, 구름이 몰려오며 비 내리고, 그리고 다시 바람... 나 또한 얼마간 규칙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뭔가 불안한 상태가 계속된다. 규칙적이고 목적성이 있어야만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우기고 싶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의심과 함께 또 다른 불안이 고개를 내밀고 싹을 틔우려 한다. 하지만 닥치는 대로... 부딪히는 대로... 그냥 성실히 살면 되는 것. 한 가지로 수렴해 보려고 애태우지 말자. 그 하나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나를 몰아붙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의 삶 전체를 통해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자. 하지만 지금 내가 어떤 사람이었나를 누구에게라도 설명할 ..

[스크랩]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원문) 소개

최근에 국회를 통과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의 원문을 소개합니다. 제안 이유 및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국회사이트에서 퍼 옴.) ■ 제안경위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등에 관한 법률안[노회찬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제2811호, ‘05. 9.29 회부, 제259회국회(임시회) 제1..

좀 더...

어떤 틀에서 벗어난 것 같아 왠지 불안하다. 좀 더 게을러도 되고... 좀 더 늦게 일어나도 되고... 좀 더 널부러져도 되는데... 저는 누구입니까 하나님 아버지! 태어나서 반백 년이 지나도록 저는 아직 저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저는 누구입니까. 저는 누구이어야 합니까. 저는 무엇 하는 인간입니까. 50년 넘게 애쓰면서 살아왔지만, 지금 아무런 존재도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하나님의 은총 아니고는 이 모습으로도 존재할 수 없음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주님. 지금 저의 존재감이 너무 미미해서 행복하지 않습니다. 제 소유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으로 인해 마음이 너무 가난합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허무함으로 인해 소망이 없습니다. 목숨을 앗아갈 정도의 고통없이 살게 ..

[스크랩] 장차법 2월국회 통과 환영 논평- 장추련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서울시 용산구 남영동 62-5 전화 : (02)7323-420 팩스:(02)6008-5115 e-mail : ddask420@hanmail.net / 홈페이지 : www.ddask.net ◆ 제목 :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국회통과를 환영하며 ◆ 일시 : 2007년 3월 6일(화) ◆ 담당 : 박옥순 016-245-9741 [논평]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이제 장애인 인권의..

(012)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

서울대 문리대 앞으로 개천이 흐르고, 길 건너편에는 화구를 파는 문구점이 여러 군데 있다. 그중 한 허름한 화랑 안에 삼촌을 기다리는 작은 아이가 서 있다. 그 아이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생소한 거리를 향해 두리번거린다. (1964년 4월) 내가 구락부에서 3학년 과정을 마칠 무렵, 군목이셨던 아버지는 또다시 서울 외곽으로 전근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전근에 따라 해방촌에서 살던 우리 가족은 수유리로 이사했습니다. 우리가 이사한 동네의 이름은 번동입니다. 수유리 번동은 모자원 연합회에서 서울시와 연결되어 구성한 집단촌입니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었거나 아버지를 잃은 가족을 위해 모자원을 마련했다지요. 해방촌 모자원에 계시던 분들도 자녀를 데리고 나와서 번동에 형성된 공동체에 합류한 상황입니다. 그곳에는 교회가 ..

(011) 성경시험과 성경암송대회

영락교회 돌계단 위에 까까머리 남자아이들과 단발머리 여자아이들이 서서 사진을 찍는다. 그중에는 해방교회 유년주일학교 어린이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거룩하게 폼 잡고 서 있는 남매 어린이 대표도 보인다. (1963년 11월) 치유 집회를 통해 다리가 튼튼해지는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하며, 성경 말씀을 듣는 것은 나에게 큰 유익이라는 것을 무의식으로나마 경험한 시기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누구보다 열심히 순전한 마음으로 교회에 다녔을 것입니다. 평일에는 교회 안에 있는 구락부에 가서 공부했고, 주일이나 수요일에는 교회의 유년주일학교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교회에서 피아노를 반주하던 어린이 봉사자 이모 덕분에 저학년이지만 성가대원이 되어 노래했고, 나보다 두세 살..

(010) 기적을 기다리는 엄마

어느 날은 하얀 머리에 하얀 옷을 입은 할아버지를 만났고, 어느 날은 따뜻한 미소를 가진 예쁜 천사를 만났다. 할아버지는 머리를 쓰다듬어주셨고, 천사는 웃어주었지만 힘없고 가느다란 다리는 변화가 없었다. (1963년 8월) 엄마는 아버지와 달랐습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들어와서 울던 그 날, 엄마도 같이 울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엄마는 딸의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셨던 것 같습니다. 소아마비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병원 치료는 물론 모든 민간요법에 매달리면서 나의 장애를 고쳐보려고 애를 쓰셨던 엄마입니다. 이런저런 방법에 의지해 보았지만, 효과가 없음을 인식한 엄마가 이제는 기적을 기다리며 치유 은사 집회에 매달리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기적을 일으킨다는 그런 종교집회가 참 ..

하나님의 나라

누군가 ‘믿음은 인식이며 동시에 신뢰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다림이고 침묵이자 놀람이다’라고 했다.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나의 믿음은 타자를 인정하는 터전을 열어가는 것에 대한 믿음이다. 그것은 또한 나와 너인 우리가 공존할 수 있는 평등한 사회 즉 하나님 안에서 우리 모두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곧 하나님 나라일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므로 경쟁으로 이루어내는 모든 가치보다 더 우선해야 하는 것이 공존하는 가치이며 나누는 것에 대한 가치임을 실천해야 한다. 경쟁력보다는 생존권에 기초한 평등한 사회가 하나님의 나라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 위에서도 가능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것이 내 삶의 과제라고 한다면 고아와 과부와 가난한 사람과 ..

(009) 아버지의 훈육법

여자아이가 쩔뚝거리며 급하게 걷고 있다. 그 뒤로는 남자아이들이 ‘쩔뚝발이, 쩔뚝발이’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절뚝거리는 흉내를 내며 따라간다. 파랗게 질린 여자아이는 무섭고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눈물을 흘린다. (1963년 5월) 유치원 때 첫사랑의 파탄(?)으로 장애에 대한 상처가 무의식에 깊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 또다시 어린 마음에 커다란 상흔을 남기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구락부 3학년 때의 일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르는 남자아이들이 ‘쩔뚝발이’라고 놀리며 나를 따라왔습니다. 처음에는 무섭고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눈물이 났는데, 집 가까이 오니까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서 소리 지르며 울었습니다. 대성통곡하며 집으로 들어오니, 아버지가 그 시간에 집에 계셨습니다. 아버지를 만난 것이 ..

(008) 구락부에 다닙니다

학교는 교회 안에 있는 구락부이고, 선생님은 대학생들이고, 동급생은 언니 오빠들이다. 여자아이는 언니 오빠 선생님의 등에 업혀 교회 마당에서 뛰노는 체육 시간을 즐긴다. (1962년 10월) 논산훈련소에 군목으로 계셨던 아버지의 전근에 따라,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주시던 선생님과 정든 유치원 친구들을 뒤로 하고, 우리 가족은 다시 서울의 남산 아래 해방촌으로 이사했습니다. 해방촌은 남산 밑에 있는 동네 이름입니다. 이북에서 피난민들이 내려와 남산 밑에 모여 둥지를 틀고 살던 동네라 이름도 해방촌이라고 불렀다지요. 자유를 찾아 이남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그곳에 정착해 병원과 교회를 세우고 살면서 어려운 피난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의사셨던 외조부께서 개원하신 은제의원도 끼어..

(007) 만만치 않은 시작

쇠 철망으로 만들어진 작은 쪽문 앞에 서 있는 여자아이가 불안한 듯 큰소리로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엄마~엄마~, 할머니~할머니~”. 잠시 후에 누군가가 열쇠를 가지고 다가와서 문을 열고 무거운 책가방을 받아 든다. 아이는 그제야 안심이 되어 웃는다. (1961년 6월) 유치원을 졸업하고, 여섯 번째의 생일을 넘기자마자 논산에 있는 은진국민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 당시 국민학교 입학식은 4월이었습니다. 3월생인 나는 조금 일찍 학교에 들어간 셈이 되었지요. 다리를 저는 조그만 여자아이의 고단한 학교생활이 시작된 것입니다. 국민학교는 유치원과는 달리 커다란 책가방을 메고 다녀야 합니다. 아침마다 무거운 책가방을 등에 메워주며 학교에 보내야 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나는 한 손으로는 다..

(006) 돌아오라 소렌토로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다른 여자아이랑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와 같이 춤추고 있는 다른 여자아이가 너무 부러워서 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떨어뜨린다. (1960년 12월) 또 하나 잊을 수도 없고 잊지도 말아야 할 것 같은 장면 중의 하나가 첫사랑에 관한 기억입니다. 우리 가족이 살던 곳은 논산훈련소에 근무하는 장교 가족들이 모여 살고 있는 관사 마을이었습니다. 이동이 많은 것이 군인 가족의 특수성이었기에 여러 지방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였습니다.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었고 가족 구성원도 거의 비슷한 연령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집 아랫집에는 내 또래의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심심하면 우리 집 현관 앞에 와서 ‘노~ 올..

e도토리선생님(8) - 화해의 기슬

화해의 기술소리판을 이끌어 가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추임새다. 추임새는 ‘추다’, ‘추어준다’라는 동사와 ‘새’라는 불완전 명사의 합성어로써 청중의 분위기나 감흥을 자극하여 소리판을 어울리게 하는 감탄사로 쓰인다. ‘좋다, 좋지, 으이, 얼씨구, 허이, 그렇지, 아먼, 얼쑤, 흥, 어디, 잘한다, 명창이다’ 등의 추임새는 창자의 흥을 돋우어 소리를 잘 하도록 돕는다. 소리판에서만 추임새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한 마당을 펼쳐놓아야 할 때 ‘어머... 그래서... 아하...’ 또한 ‘고맙다, 감사하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의 따스한 말이 추임새로 들어가면 대화가 훈훈해진다. 서로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 잘 듣고 있으며, 동감하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표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