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함을 돌보는 단어들 / 김주련 크리스마스이브였다. 몸이 아프니까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블러그에 성탄축하 카드 하나 올려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책상 옆 작은 책꽂이로 시선을 돌렸는데, 며칠 전 선물 받고 꽂아놓은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약함을 돌보는 단어들’이었다. 읽기 시작했다. 평상시의 빨리 읽어버리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긴장감도 없이, 누웠다가 앉았다가 하면서 느린 속도로, 쉬엄쉬엄 읽었다. 다음날인 크리스마스 저녁에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몸살은 더 심해지고 소화상태는 엉망인데, 동화 같은 서사를 읽어서인지 마음이 순화되는 느낌이다. ** 본문 중에서 ** p16 철학자 한병철은 사물의 소멸>에서, 우리가 약해지면 고요한 사물의 언어를 수용할 수 있다면서, “상처가 없으면 나는 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