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09.17 - 교또와 나라
8 : 00에 교또로 출발했다.
견직물로 유명한 고도다. 고도답게 옛스럽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시냇물이 깨끗해서 바닥이 보인다. 부럽다.
집들은 자그마하면서 아기자기 꾸며 놓았다.
두 평 정도의 정원에도 나무들이 빽빽하다.
낮은 집 때문인지 아니면 행인이 적어서인지 안정감이 있고 조용한 느낌을 준다.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과 신호대기로의 점자블럭이 인상적이다.
여자들이 타이트스커트나 미니스커트를 입고도 자전거를 타고 간다.
옛 정원이었다는 곳에 있는 금각사는 금으로 코팅한 아름다운 건물이다.
신궁에 들렸는데 붉은 색의 건물과 종교의식이 이채로웠다.
물로 손을 씻고 물을 조금 마시고 들어갔다.
그것이 예의란다.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나...
옛 성들은 거의 그런 예식을 거치면서 출입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니조성은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궁이다.
친근감이 가는 곳이다. 새삼스레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다.
역사를 조금 안다는 사실은 그 나라를 좀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좋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또미 히데요시,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특성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있다.
세 장군의 특성을 뻐꾸기를 이용해 비유한다면
노부나가는 뻐꾸기가 울지 않으면 죽이고, 히데요시는 모든 술수를 써서 울게 하고,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다.
하여튼 이에야스에 대한 매력은 이 궁에서도 나타난다.
궁의 안정된 색감, 그러면서도 귀족적인 품위를 지니고 그렇게 서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물이다. 궁 내부의 구조도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다.
고양이가 걸어도 소리가 나게끔 구조가 되어 있는 마루복도,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된 방의 규모,
작은 장식물에 이르기까지 의 세심한 보존이 부럽다.
나라에 도착하여 동대사로 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불상을 만났다.
코 구멍 하나 밑에서 어린아이가 놀 수 있다니...
사슴공원에도 들렸다. 인간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그리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길들여지는 것들에 대한 반항심이 또 발동한다.
오오사까의 번화가로 다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커피샾에 들렸다.
RED라는 커피샾에 들어갔다. 내부 장식이 매력적이었는데 예쁜 여자가 빨간색 루즈를 하고 반긴다.
그런데 왜 이지적이라는 느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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