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일본(1989)

[일본땅을 디디며(1989)] 교또와 나라

truehjh 2007. 1. 22. 00:02

1989.09.17 - 교또와 나라


8 : 00에 교또로 출발했다.

견직물로 유명한 고도다. 고도답게 옛스럽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시냇물이 깨끗해서 바닥이 보인다. 부럽다.

집들은 자그마하면서 아기자기 꾸며 놓았다.

두 평 정도의 정원에도 나무들이 빽빽하다.

낮은 집 때문인지 아니면 행인이 적어서인지 안정감이 있고 조용한 느낌을 준다.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럭과 신호대기로의 점자블럭이 인상적이다.

여자들이 타이트스커트나 미니스커트를 입고도 자전거를 타고 간다.


옛 정원이었다는 곳에 있는 금각사는 금으로 코팅한 아름다운 건물이다.

신궁에 들렸는데 붉은 색의 건물과 종교의식이 이채로웠다.

물로 손을 씻고 물을 조금 마시고 들어갔다.

그것이 예의란다.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나...

옛 성들은 거의 그런 예식을 거치면서 출입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니조성은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궁이다.

친근감이 가는 곳이다. 새삼스레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다.

역사를 조금 안다는 사실은 그 나라를 좀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좋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또미 히데요시,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특성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있다.

세 장군의 특성을 뻐꾸기를 이용해 비유한다면

노부나가는 뻐꾸기가 울지 않으면 죽이고, 히데요시는 모든 술수를 써서 울게 하고,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다.

하여튼 이에야스에 대한 매력은 이 궁에서도 나타난다.

궁의 안정된 색감, 그러면서도 귀족적인 품위를 지니고 그렇게 서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물이다. 궁 내부의 구조도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다.

고양이가 걸어도 소리가 나게끔 구조가 되어 있는 마루복도,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된 방의 규모,

작은 장식물에 이르기까지 의 세심한 보존이 부럽다.


나라에 도착하여 동대사로 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불상을 만났다.

코 구멍 하나 밑에서 어린아이가 놀 수 있다니...

사슴공원에도 들렸다. 인간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그리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길들여지는 것들에 대한 반항심이 또 발동한다.


오오사까의 번화가로 다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커피샾에 들렸다.

RED라는 커피샾에 들어갔다. 내부 장식이 매력적이었는데 예쁜 여자가 빨간색 루즈를 하고 반긴다.

그런데 왜 이지적이라는 느낌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