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에는 겨자씨 40주년을 계기로 장애라는 화두를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그러려면 장애관련 서적과 자료들을 버려야 한다. 우선 논문을 쓰기 위해 모아둔 자료파일들을 정리해 보았다. A4용지 보고서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다 뽑아서 이면지로 활용하려고 한무더기 쌓아놓았다. 살아있는 동안 다 사용할 수 있을까? 사회복지대학원 다닐 때 공부했던 책들도 내 시야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버리려고 한다. 장애운동 현장에 있을 때까지 도움을 받은 책들이기도 하다. 책들과 자료들을 버린다고 장애에 대한 나의 상처와 경험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놓아줄 때도 되었다. 함께 간다고 해서 도움될 일은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