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 궁금해서 창문을 다시 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바람은 작은 나뭇잎을 흔들더니, 이젠 제법 강해져서 나뭇가지들 까지 흔들고 있다. 잠시 후에는 바람소리가 윙윙거리고 거세지더니 키가 큰 풀들도 쓰러질 듯 흔들린다. 로봇청소기를 돌렸다. 창밖의 소리를 덮어버리는 청소기의 진동소리 덕분에 내 심장은 잠시의 여유를 되찾는다. 청소기가 제 일을 마치고 조용해지면 다시 돌렸다. 로봇청소기를 두 번씩이나 돌렸는데도 아직 태풍은 지나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물걸레 청소기를 꺼내 들었다. 벽에 쿵쿵 부딪히며 청소기가 계속 돌고 있다. 와르릉 쾅쾅 바람소리도 더 거세지고 있다. 청소기 소리가 바람 소리보다 약해질 때쯤 창문을 닫았다. 바람 소리 무서워 청소기 소리로 대체해 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두근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