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국민주권

[국민주권] 박대통령의 거짓말과 190만 개의 촛불

truehjh 2016. 11. 26. 22:15

 

최순실의 공소장에 대통령의 공모 사실이 적혀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 후에 나온 청와대의 반응으로 인해 나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검찰은 최순실의 온갖 국정 개입이 올 4월까지도 이어졌다는 사실을 밝혔으니, 취임 초창기까지만 도움을 받았다던 대통령의 첫 번째 사과는 거짓으로 들통이 났다. 두 번째 사과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던 대통령은 이제 수사를 받을 수 없다고 한다. 대통령의 거짓된 말이 ‘진짜 거짓’으로 자꾸자꾸 증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지도자들은 왜 버티기를 시도하고 있는가를 모르겠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구중궁궐의 여인도 아니고 순장조도 아닌데 어찌 시대의 삶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는지...

 

인류학자 리처드 슈베더에 따르면 도덕에 3가지 차원이 있다고 한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중시하는 차원, 공동체의 통합과 질서를 중시하는 차원, 영혼의 깨끗함과 신성을 중시하는 차원 등이다. 이 마당에서 대통령에게 영혼의 도덕적 차원은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공동체의 통합과 질서를 중시하는 도덕적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들일까. 인간은 도덕적 존재라는 대 명제와는 상관이 없는 사람들일까. 불의한 대통령을 지켜내려는 세력의 무모함은 자신들의 권력을 잃게 될까 봐 겁이 나서 인가. 국민들의 시간과 삶을 얼마나 더 낭비하게 만든 후에 이 조롱을 멈출는지... 이젠 견뎌내기 힘들다.

 

모든 권력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의 힘이 무한대라고 여기고 있는가. 아니면 국민의 생각은 몽매한 여론이라고 강하게 믿고 있는가. 현시대에 대한 권력자들의 인식이 변하지 않고 있으니 참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들의 힘과 능력이 무한하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내려와야 하는데... 그들을 무너뜨릴 힘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데... 그래야 국민이 피를 흘리지 않는데... 인류의 역사가 피의 역사라고는 하지만 이리도 문명화된 세대에서 어찌 그리 우매한 힘을 자랑할 수 있게 되는지... 권력을 유지하려는 간교한 계산이 정말 야비하게 느껴진다.

 

이 야비함과 피곤한 무능을 참을 수 없어 결국 오늘 광화문에 다시 150만 촛불집회가 모이고 있다. 서울 150만, 지방까지 합하면 190만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한다. 점심부터 TV 앞에 앉아서 150만 촛불집회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내가 거기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인다. 어떤 이는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광장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이는 국민의 수준이 놀라울 뿐이라고도 한다. 국민이 이렇게 한마음으로 소리 높여 외치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으니 이 답답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지금 청와대는 모두 최면에 걸려있는가 보다.

 

오늘 오후 4시까지는 눈비 내리는 모습이 화면을 가득 메워 너무 안타까웠다. 날씨가 더 나빠질까 봐 고민되고, 추운 날 눈비 맞고 미끄러운 길을 행진할 국민들이 걱정이 되어, 아니 어쩌면 눈비 때문에 광장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머뭇거리게 될까봐 조바심이 일어 가슴이 두근거리고 허열이 났다. 100에 가까운 맥박수가 지속되고, 항진된 맥박으로 인해 약간의 열기가 머리 위로 올라오면서 들뜨는 것 같아 정신이 몽롱했다. 심장뿐 아니라 복대동맥이 더 크게 뛰는 것 같이 동계항진이 느껴졌다. 70년대 초 대학생일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몸의 이상 현상이다. 정치가 나의 삶과 이리도 밀접하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국민의 93%가 이런 현상을 겪고 있을 터이니 지금 지불하고 있는 이 막대한 비용이 정당한 비용이 되기를 절실하게 희망한다. 오늘의 5차 촛불집회가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