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CHARMBooks/e<생애비혼자의 싱글라이프>

e생애비혼자의 Single Life - 독립일지(3) : 어떻게 살 것인가...

truehjh 2018. 1. 2. 22:30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와 살 것인가, 어디서 살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걱정이 뒤따른다. 영태리 집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살 것인가.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라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미리 걱정해봐야 소용이 없는 문제들은 차차로 살면서 해결하기로 하고 그냥 남겨두자. 필요할 때 다시 꺼내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빨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패턴의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이 상황이 일시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나가면 끝나는 것도 아니다. 독립생활은 지속될 것이고, 인생이라는 순례는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그 길 위에 있는 여행객에게도 나름의 일상은 있다. 그러한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나이이지 않은가.

 

우선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다. 지금까지는 작은 올케의 식단에 맞추고 있어서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 볼 기회가 없었다. 약국을 할 때는 도와주는 사람과 함께 식사를 했고, 공무원 생활할 때는 혼자 먹는 밥이 너무 슬퍼서 자주 때를 거르곤 했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엄마 돌아가신 후부터 먹은 혼밥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아직 요리할 엄두는 나지 않는다. 간단한 음식이나 과일로 단백질 등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분가 후, 처음엔 그냥 지금 먹는 스타일로 먹고살다가 적당한 시기가 되면 음식 만들기를 조금씩 시도해 보아야겠다. 재밌게 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살 때는 한국마켓에 가서 만들어진 반찬을 일주일 분씩 사다가 먹었는데, 필요하면 그런 방법을 취하면 될 것이다. 반찬가게들이 많이 있으니 염려하지 않는다.

 

식생활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대하는 태도에도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동생 집에 살면서 부속처럼 행동했던 습관들을 버려야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말하는 습관도 그렇다. 화합하는 형식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 웬만하면 나의 의견을 숨기고 지냈다면, 이제부터는 당당하고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보여주는 것뿐 아니라 그렇게 살고 싶고, 그렇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싶다. 경제적으로는 독립되어 있고, 절약하는 습관도 배어있으니, 평소대로 지출하고 살면 된다. 그러나 단순 용돈은 물론이고 전기, 가스, 수도, 통신, 식비, 교통비, 생필품, 의료비, 보험료, 경조사비 등 생활의 모든 부분을 나 스스로 챙기고 책임져야 하니까, 어느 정도 써야 하는지 예산과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과 보안이다.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라 이동이 불편할 것이다. 운동하러 수영장에 갈 때, 장 보러 마트에 갈 때, 예배드리러 교회에 갈 때, 일하러 가끔 사무실에 나갈 때 정도의 거리는 맘 편히 운전할 수 있는데, 서울로 나가야 한다든지 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운전하는 것은 자신이 없다. 운전은 여전히 커다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젊었을 땐 술 못하는 것이 흠이더니, 나이 드니까 자신 없는 운전이 큰 흠이 된다. 흠이라기보다는 불편함이다. 좀 더 편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해두자. 사실상 보안에 관한 문제는 예측할 수 없어 많이 걱정된다. 실제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는 부딪쳐보아야 알 수 있는 문제라서 안전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사항이다.

 

하루하루의 일과는 지금처럼 보내면 된다. 하지만 동생 식구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보내던 정다운 시간은 사라질 것이다. 하루 24시간을 혼자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마득하지만 어찌하랴. 엄마처럼 성경 읽기에 온 힘을 기울이지는 못하더라도 하루에 일정 시간 성경을 읽고, 새로운 것들을 공부하면서 뇌를 일깨우고, 수영장에 가서 몸을 풀고, 틈틈이 글을 쓰며, 전자책 만드는 것으로 시간을 때우며 일상을 유지해야겠다. 모두가 정해진 일은 아니니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살면 된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기본적인 일 외에 걷기 운동을 지속하기, 관심을 끄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기, 식물 키우기, 그림 그리기, 바느질 등등의 사항을 실천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바람 사항이라고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