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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체 게바라

truehjh 2023. 11. 9. 11:30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 체 게바라

 

젊었을 때 읽었던 책들을 버리려고 정리하다가, 체 게바라라는 이름 앞에서 멈췄다. 체는 친구 또는 동지를 의미하고 체 게바라의 이름은 에르네스토 게바라다. 그는 혁명가로서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나에게 다가왔던 인물이다. 두 권의 책이 남아있었는데, 먼지를 털어내고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책장을 먼저 열었다. 그의 글을 다시 들춰보니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구 반대편의 오래된(?)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로울 수가 있을까? 예전에 느꼈던 감흥은 온데간데없지만, 지금 다시 읽으니 남아메리카 곳곳을 여행하는 기분이 되어 다음 내용이 궁금해질 정도로 재미있다. 혁명을 꿈꾼다기보다는 의학을 공부하는 20대 젊은이의 열정과 패기가 보였고, 그가 다니는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과 자연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책이 달라졌을 리는 만무인데,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내가, 아니면 나의 시각이? 아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 책 속에서 **

 

훌륭한 탐험가가 첫 번째 계명으로 삼아야 할 것은 여행에는 두 가지 지점이 있다는 점이다. ,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이 있다. 이론적인 도착 지점과 실제적인 도착 지점을 일치시키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여행이라는 것은 도착 지점에 발이 닿을 때 비로서 끝나는 것이다. ‘마침표를 찍는데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수단이란 무수히 많다는 것이다. p30

 

잇따른 사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들지 않은 즐거운 기분으로 앞날을 그려보았다. p34

 

작는 체와 큰 체(알베르토와 나, 체란 ‘친구, 동지’를 의미한다.)는 엄숙하게 그곳 사람들과 우정어린 악수를 나눴다. p78

 

내일을 기대할 수 없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만연한 프롤레타리아계급의 거대한 비극적 삶을 이해하게 되는 지점은 바로 이곳이다. 이들의 죽어가는 눈동자 속에는 용서를 바라는 간절한 호소가 들어 있다며, 우리를 둘러싼 거대한 미스터리 속으로 곧 스러질 육신처럼 끝내 허공 속으로 흩어져버릴 위로를 바라는 절망적인 갈구가 내비친다. p87

 

그곳에서 위리는 우리의 진정한 소명이 영원히 세계 곳곳을 방랑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항상 호기심을 갖고, 눈에 띄는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세상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그리고 항상 어떤 곳에도 뿌리내리지 않고, 적어도 사물의 근저에 무엇이 있는지 깨달을 만큼 오래 머무르지 않는... 우리는 표면적인 것만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p95

 

냉혹한 효율과 무기력한 분노가, 증오심에도 불구하고 함께 손을 잡고 그 거대한 광산을 움직이고 있었다. 한쪽 편은 생존 때문에, 다른 한쪽 편은 이윤을 위해... p101

 

낚시는 마치 도박과도 같아서, 따면서 시작하고 잃으면서 끝난다. p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