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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체 게바라 자서전 / 체 게바라

truehjh 2023. 11. 28. 11:34

체 게바라 자서전 / 체 게바라(1928.6.14.~1967.10.9.)

- 20세기 가장 완전한 삶 -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에 이어 <체 게바라 자서전>을 읽었다. 오래된 책장에서 꺼내어 버리려다가 멈췄던 책 두 권 중 나머지 한 권이다. 다시 정독했으니 이제는 버려도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 같다.

 

나는 글쓰기가 구체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하나의 방식이며, 자신의 감수성으로 인해 삶에 대해 취하는 태도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독특한 감수성으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라고” - 체 게바라 -

 

글쓰기에서 나를 이끄는 유일한 열정은 진실을 전하는 것입니다(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나를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의 강경한 옹호자로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나는 모든 것을 이런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 체 게바라 -

 

** 책 속에서 **

체 게바라는 그 짧은 생애 동안 무려 ‘15권의 전집이라는 방대한 기록을 남겼지만, ‘자서전이라는 이름의 기록은 남기지 않았다. ....... 그럼에도 이 책을 그의 자서전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편집자의 가필이나 윤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체 게바라 자신의 육필 기록들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p8 추천사 중

 

누구도 한 도시를 이런 식으로 알 수 없다. 그런 식으로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방금 예로 든 것들은 모두 화려한 겉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한 도시의 정수는 병원의 환자들, 경찰서 수감자들, 당신이 길을 가다가 말을 건네게 되는 사람, 불어난 물로 사나워진 리오 그란데 강을 보고 걱정하는 그 행인 속에 들어 있다. p53

 

저는 나 자신의 진실을 찾으려고 비틀거리며 제 인생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그 길 어느 곳에서 저를 불멸케 할 딸을 남기며 저의 한 시대를 마감했습니다.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죽음을 좌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히크멧이 말했던 의미 정도로만 받아들일 것입니다.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으며 나의 무덤 속으로 들어가리라. 오직 못다 부른 노래만을 아쉬워하며” p164

 

어머니가 권하시는 적당한 자기중심주의는 노골적으로 줏대 없는 개인주의입니다. 저는 그와 같은 20세기의 미덕을 제 안에서 없애기 위해 무척 노력했습니다. 제가 의미하는 것은 제가 모르는 겁쟁이 유형이라기보다는 방종한 사람입니다. 오해나 다른 이유로 자신의 힘을 자각하면서 생겨난 자기만족으로 이웃에 무관심한 사람 말입니다. p168

 

우리를 위해 를 거부하는 이 느낌은 정말 아름다웠으며,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p168

 

박애주의 단체의 회원들은 농부들의 죽음이 미국 정부 내에 있는 자기 동포들이 지원한 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정치적 편의주의의 틀에서는 시베리아산 개 한 마리의 목숨이 수천 명의 쿠바 농민의 목숨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일까? p178

 

마지막으로 그들이 늘 내뱉는 비난이 공산주의자들이란 것이다. ‘공산주의자들이란 세계의 어느 곳에서든 비참한 생활에 너무나 지쳐서 무기를 드는 사람들이다. ‘민주주의자들은 비참한 생활에 분노한 사람들을 죽이는 자들이다. 남자든 여자든 아이들이든 가리지 않고 말이다. p182

 

나는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전체가 나의 조국이라고 생각합니다. p187

 

혁명은 완전히 순수한 운동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에 의해 수행되며, 내부 투쟁, 야심, 서로에 대한 무지 등이 뒤섞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일단 극복되면 좋든 나쁘든, 또는 옳건 그르건 간에 조용히 사라지는 역사의 한 단계가 됩니다. p238

 

에르네스토는 무언가에 반대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늘 무언가를 찾는 사람이었다. p254

 

혁명은 사람을 정화하고, 개선하며, 발전시킨다. 마치 노련한 농부가 곡식의 결정을 바로잡고 좋은 성질을 강화하는 것처럼. p267

 

보통 나는 어느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었다. 이렇게 강요된 허송세월도 목적 없는 이 어리석은 전쟁도, 아니 어쩌면 전쟁에는 목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목적이라는 것은 너무 막연하고 희미해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무료함이 영원한 처벌인 초현실적인 지옥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사실은 나는 관심이 있었다. 그렇다. 나는 관심이 있었다. p325

 

어떤 물건들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식물로는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도덕적 존재로서는 그렇지 않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p332

 

게바라를 게바라답게 하는 핵심은 불가능하다고 보이기까지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았던 것이라고 하겠다. ........ 이렇게 체 게바라는 꿈을 꾸는 영웅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으나 아르헨티나인으로 머물지 않고, 라틴아메리카인으로 살았다. 과테말라에 진보적인 정부가 들어서자 이를 도우러 달려갔고,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서 힘을 합쳐 쿠바혁명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혁명을 꿈꾸며 콩고로 달려갔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서인지 다시 쿠바로 돌아왔다가 (아마도 사회주의적인)‘라틴아메리카 연방을 꿈꾸며 볼리비아 밀림으로 갔다. 거기서 게릴라 활동을 벌이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당했다. 이렇게 체 게바라는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하는 꿈을 꾸며 열정적으로 살다가 사라졌다. p410 역자 후기

 

** 체 게바라 연보 **

1928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며 시인을 꿈꾸다가 여러 차례 남미대륙을 여행하면서 일생일대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195123살의 체 게바라는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다와 함께 조국 아르헨티나를 떠나 안데스 산맥을 가로지르고 칠레 해안을 사막을 횡단한 후 아마존으로 뛰어들겠다는 계획으로 쿠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를 거쳐 다시 아르헨티나로 돌아오는 8개월간의 긴 여행길에 오른다. 그 여행은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전설적인 혁명가의 길로 가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954년 과테말라 혁명에 참가했다가 탈출한 체 게바라는 멕시코로 망명한 후 1955년 카스트로를 만나 쿠바혁명이 성공할 때까지 반군사령관으로서 게릴라 투쟁을 이끈다.

 

1959년부터 쿠바 혁명정부의 2인자로 중앙은행 총재와 산업부 장관 등을 역임한다. 그리고 제3세계 민중들을 대변하는 국제회의에서 모든 종류의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열정적으로 펼치는 한편, 소련을 방문하고 돌아와서는 소비에트 체제의 붕괴를 조심스럽게 예견하기도 했다.

 

19654월 어느 날, ‘나는 정치가가 아니라 혁명가이다. 쿠바에서 내가 할 일은 모두 끝났다.’라는 편지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후 그는 콩고 혁명투쟁을 지원하다 다시 볼리비아 밀림으로 잠입해 게릴라부대를 이끌며 헌신적으로 투쟁하지만 끝내 실패하고 만다.

 

1967108, 부상을 입은 체 게바라는 미국이 지휘하는 볼리비아 반군추격대에 생포되어 다음 날 지금의 실패는 결코 혁명의 종말이 아니다라는 유언을 남긴 채 총살되었고, 시신은 은닉되었다. 그의 나이 39살 때였다. 그의 유해는 30년이 지난 1997년 발견되어 쿠바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