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북유럽3국(2009)

[노르웨이(2009)] 오슬로까지...

truehjh 2009. 6. 27. 23:31

2009.04.25(1)


7시 30분에 스톡홀름의 중앙역에 도착하여 오슬로까지 기차로 갈 예정이다.

지난밤에 확인한 기차표와 일정들을 다시 한번 챙기고 작은 배낭을 짊어졌다.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안내자 없이 우리끼리 다니는 코스여서 약간은 긴장도 된다.

하지만 또 다른 기대감도 있다. 어떤 일을 만나게 될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또한 여행의 진수가 아닐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너무 먹는 일에 치중된 가방의 무게가 나를 질리게 한다는 것이다. 여행이라기보다는 노동이라는 생각이 솔솔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거기다가 각자의 물까지 챙겨야 하니 원... 나는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일행에게 눈치가 보여 물을 두병씩이나 내 배낭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스웨덴에서는 화장실에서도 물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좋았는데 노르웨이에서는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나는 언제나 내가 들 수 있는 만큼만 소유한다는 원칙으로 여행가방을 꾸린다. 그래도 나보다 많은 짐을 가지고 있는 일행에게 왠지 부담이 느껴져서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엄청난 양의 음식들을 어떻게 처치할지도 고민이었지만 건강한 다리를 가진 사람들의 행동반경은 제약이 없어 보여 부럽기도 하였다. 또 한 가지 익숙지 않은 제도가 있다. 화장실을 가려면 10크로나짜리 코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인파가 오가는 중앙역 같은 곳은 무료 화장실이 아닐까라는 기대도 있었는데 지갑을 들고 가지 않았으면 낭패를 당할 뻔 했다.

 

이런저런 준비를 마치고 시간에 맞게 들어오는 기차의 목적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 후에 올라탔다.

좌석을 찾아 앉아서 달리는 기차의 창밖 풍경을 내다보았다. 두 종류의 나무들이 서있다. 가지의 끝이 많이 갈라져 동화에 나오는 듯한 나무들과 그냥 단순하게 쭉쭉 뻗은 나무들이다.  

 

 

기차가 동네를 지날 때에는 겨자색, 인디안핑크 계열의 색벽돌과 빨간 지붕이 어울려 보이는 집들과 그 마을에 있는 예쁜 교회 옆 양지바른 곳의 교회묘지에 한 할머니가 꽃을 들고 묘지를 찾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중간 중간 작은 역에 들리면 몇 사람이 내리고 또 몇 사람이 탄다. 친지를 배웅하고 맞이하는 역사에서의 풍경은 어느나라건 비슷한 것 같다.

역에 도착할 때마다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생소한 언어가 이국을 확인케 한다. 아니 영어와 상관없는 노르웨이 언어가 생소하다 못해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처음에는 영어 안내방송이 없더니 어느 정류장에서 부터인가 영어로 안내 방송이 이어져서 다소 안심이 되었다.


오후 3시에 도착한 오슬로역에는 오슬로맘으로 유명한 김선생님이 나와 계셨다. 그분은 우리의 짐 세 개를 합친 것만큼의 무게로 음식을 준비해 등에 지고 또 양손에 들고 오셨다. 김밥 3인분, 물 세병, 쥬스 두병, 과일 등 일회용 스푼과 포크, 냅킨까지 챙겨주신 그분의 정성이 나를 탄복시킨다. 무슨 일에든지 열정을 다 하는 노년의 여인들을 보며 나도 과연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의심해 본다.  

 

 

 

우리는 먼저 호텔에 들려 짐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