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아버지를위한노래

4-03) 추억의 도봉제일교회

truehjh 2014. 6. 16. 00:57

 

 

드디어... 몇 시간 전에...

도봉제일교회를 다녀왔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

난... 지금...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뿐이다^^...

    

 

 

 

 

 

 

 

 

 

    

라일락 꽃향기 아래서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던 교회 마당의 작은 벤치, 모두가 모여서 예배드리던 성전, 친구를 사귀고, 리더쉽을 키우고, 가르치고 배우며, 협동하는 삶을 일깨워 주던 교회, 우리 사남매가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며 자라났던 사택, 잠자고 공부하고 장난치던 방, 맛있는 부침게가 부쳐지던 부엌, 복숭아꽃, 백일홍, 과꽃, 채송화가 피어나던 꽃밭, 오이와 호박의 덩굴이 나팔꽃 줄기와 함께 기어 올라가던 담장, 이 모두를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교회 창문에 달려있던 커텐들과 방석덮개를 빨아서 말리던 개울가 바위들, 학생들 데리고 위문 가던 군부대, 또래들과 고민을 나누며 넘나들던 작은 다리, 친구네 집으로 오고가는 좁은 골목들, 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올 때 약속장소였던 산다방, 냉면을 먹던 무수옥, 그리고 성가연습 끝나면 와르르 몰려가던 홍방원, 주인도 바뀌지 않은 홍방원에서 짜장면을 먹으니 어찌나 반갑던지...^^

 

나는 지금 익숙지 않은 즐거움에 들떠 있다. 지난 세월을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서다. 그것은 도봉제일교회와 연관이 매우 크다. 아버지와 엄마의 헌신... 교회 안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만들었던 추억... 어린 시절 나의 신앙생활... 청년기의 공동체 경험... 등등에 대한 자존감이 회복되고 있다고 하면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이다. 고향을 생각할 때 미소가 떠오를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고, 의미 있는 그 무엇으로 전환시켜 주셔서 감사하다.

 

이제 나머지 일들은 새로운 목회자와 교우들이 감당해야 하는 영역이므로 내가 걱정하거나 염려할 일이 전혀 아니다. 주제넘게 과거의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하거나, 내 의견으로 도움을 주려하는 서투른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지나간 일에 대해서 분노하거나, 억울해 할 필요도 없다. 이제 그런 일들은 나의 일이 아니어야 한다. 다만 진심으로 도봉제일교회가 다시 회생하기를 바라며 기도할 뿐이다. 교회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온전한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조차도 어쩌면 이미 욕심이거나 의미 없음일는지도 모른다.

 

하나님께서 그 분의 정의와 사랑으로 모든 일을 이끄실 것을 믿고 기다리자. 잠잠하게 하나님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며 놀라워하고 기뻐할 일만 남았다.

'Fact&Fiction > 아버지를위한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4-05) 마지막 노래  (0) 2014.12.31
4-04) 고 한수길목사장학회  (0) 2014.12.07
4-02)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기증  (0) 2014.05.29
4-01) 맏아들의 회상  (0) 2014.04.13
[4부 : 에필로그]  (0) 201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