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아버지를위한노래

4-01) 맏아들의 회상

truehjh 2014. 4. 13. 17:42

 

6주기(2004년 10월 15일) 추도예배 - 맏아들의 회상

 

추석이 지나면 아버지의 기일인 10월 15일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 이때가 되면 추도예배를 어떻게 감당해 낼 것인가가 해마다 오랜 동안 생각할 과제로 나에게 주어진다. 그래서인지 신앙생활의 문제, 가정사의 문제, 등 등.. 바쁜 생활 가운데 나 자신을 정리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금년에도 어떤 찬송을 선택하고, 어떤 말씀이 우리에게 주어질까를 생각하는 과정 중에 오래 전에 해 보던 성구사전, 성서주해를 뒤지며 그리스도를 본받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성경말씀은 고린도전서 9장, 10장 31-33절, 11장 1절을 돌아가면서 읽어보자. 이 말씀 중에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 같이 너희도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 하면서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 무엇인지를 9장에서 지적하였다. 그 결론이 11장 1절이다.

9장은 목회자의 고민을 독백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아버지의 목회자적 고민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바울은 다마스커스로 가는 도중 그리스도를 만나고 생의 전환점을 만난다. 아버지는 중국에서 전투 중 다리에 총알 관통으로 그리스도를 만난다. 바울이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의 삶은 복음을 위해 생명을 내놓는 헌신이 있었듯이, 내 눈에 비친 아버지의 목회상은 그리스도를 만나 약속한 그것을 지키기 위해 평생 노력하셨다.

9장은 그리스도인의 모범이 무엇인지를 설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16절 “내가 복음을 전할찌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의 의미는 바울이 사도로써 보수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함을 의미한다. 복음전파가 필연적인 사명이었으므로 자급자족의 목표에 충실하려고 했던 것 같다. 급여는 주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그래서 바울은 사역자는 독신이 더 좋다고 말한 것 같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자급자족할 수 있는 목회에 꿈을 두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시초’라고 이름 지은 양을 키우며 목회를 시작하셨던 것을 우리 모두는 기억한다.

9장을 요약하면, 바울 그는 자유인이었다. 1절에 나타나는 자유인은 율법에서의 자유, 우상, 제물에서의 자유를 의미한다. 바울은 또한 자유인 되기를 갈망하였으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면 주저함이 없이 그것을 버렸다.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12절). 아버지는 교인 중에 고무신 신는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고무신을 신으셨고, 냉장고 없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냉장고를 자신의 집에 갖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낮은데 처하는 데에 익숙해 있었다. 자유인이지만 복음 전파에 방해가 된다면 버려야했다. 아버지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자유인으로 갈등을 연속하셨겠지만, 가족보다는 복음 전파에 우선을 두는 것이 필연적인 사명이라고 결단하신 것이다. 아버지에게 복음의 전파는 필연적 사명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아버지의 뜻과 결단을 이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나이 들어서야 조금씩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 그를 기념하는 것은 우리들의 살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우리 모두 각자의 길을 가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을 모으고,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기고,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뜻이 우리들에게 나타날 수 있도록 살아야 하는 것이 오늘 추도예배의 궁극적 목표일 것이다. 기도하자.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오늘 우리가 자리를 함께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짐하는 시간을 허락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 시간을 통하여 아버지가 남겨주신 정신적 유산을 되새겨 보며 기억하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늘 그리스도를 본받으려 노력하며 동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각자 처한 위치와 형편을 주께서 아시나니 당신의 영광이 우리에게서 나타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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