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엄마의 퇴원과 나의 여행유보

truehjh 2014. 7. 31. 21:11

 

병실안의 생소한 환경...

안면 없는 간병인...

혈관주사들 덕분에 터진 피부의 멍들과 함께...

엄마의 기억이 고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피난이라는 공포의 시간과 도봉동교회 목회의 현장에서 맞닥뜨린 고통의 시간이

엄마의 삶에 중심기억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교회와 교인들, 심방, 목사남편을 위한 내조와 기다림... 

엄마는 약간의 틈이 생기면 그 기억 속으로 들어갑니다.

 

더 이상 병원에 입원해 있을 필요는 없나봅니다.

담당의사는 신장에 무리가 가는 검사는 하지 않기로 결정하겠답니다.

 

심장에 부담이 될까봐 아주 천천히 거의 하루에 걸쳐서 영양주사를 맞고는

여러 가지 약을 받아서 퇴원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아주 조금씩 기억을 잃어갈찌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누구나 다 가는 길이므로 두렵지 않습니다.

 

또한 분명합니다.

다시 집에서 안정하시면 엄마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회복되실 것입니다.

아주 조금씩 연약한 육체가 회복될 것입니다.

 

나는 엄마 옆에서 엄마와 이야기 하고 싶어져서

프라하와 빈으로 떠나는 이번 여름여행을 무기한으로 유보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