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일본(2015)

[두 번째 일본여행(2015)] 긴자, 츠키지시장, 그리고 다시 나리타공항

truehjh 2015. 5. 22. 22:36

20150509 긴자, 츠키지시장, 그리고 다시 나리타공항

 

메이지신궁에서 나와 키디랜드를 찾아갔다. 근처에 도토리와 올케를 내려주고 나는 차 속에서 기다렸다. 일본의 주차법은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 것 같다. 길거리 주차라도 사람이 타고 있으면 불법이 아니란다.

  

길거리 구경은 역시 재밌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표정, 건물들의 표정이 다채로워서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건너편 가게에서는 점심을 먹으려는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조카는 생과일 주스를 찾아 헤매다 빈 손으로 돌아왔다. 나의 주문이 너무 까다로웠나? 

 

맘에 드는 캐릭터 하나를 구입한 도토리는 즐거운가 보다. 눈이 반짝인다. 우리는 긴자로 갔다. 긴자는 서울로 치면 압구정거리 정도란다. 유명 상품이 나열되어 있는 상점과 골목길을 돌고 돌아 이토야라는 문구점을 찾아 갔다. 캐리그라피와 연애를 하고 있는 도토리는 그곳에서 사고픈 붓들이 있단다. 한국에서 사는 값의 반 정도면 살 수 있다며 기대에 부풀어 찾아 갔는데 과연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이토야에서 나와서 츠키지 시장의 스시집으로 갔다.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가 따로 준비되어 있나보다. 추천해 주는 초밥세트와 다양한 김밥말이 등을 주문했다. 나는 맨밥을 주문하고 싶었는데 양념된 밥뿐이라고 하니 포기했다. 서빙하는 여직원에게 조카가 나의 상황을 설명하니 계란찜을 추천한다. 별 기대 없이 달라고 했다. 다른 식구들의 식사하는 동안 구경만 하고 있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나에게는 쌍화탕 컵 정도 크기의 그릇에 계란찜이 공급되었다. 기름냄새가 좀 싫었지만 살기 위해서 먹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먹었다. 조갯살과 차스픈만한 크기의 생선조각 하나가 들어 있는 부드러운 찜이었다. 생각보다는 잘 넘어갔다. 다행스럽게 메슥거리는 기운이 멈췄다. 그것이 내 위를 잠잠케 만든 것 같다.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고소도로를 타다가 휴게실에 들렸다. 한적한 풍경이 낯설게 느껴진다.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차분한 분위기를 즐겼다. 물론 나는 물 한 모금으로... 우리는 다시 지방 도로로 내려 한적한 시골 동네의 분위기를 느끼며 일본을 떠나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한 우리는 여유 있게 티켓팅을 하고 큰조카와 아쉬운 이별을 했다.

 

이제 인천공항까지만 잘 가면 된다. 조금 안심하는 마음으로 게이트를 찾아갔다. 난 두시간 이상 게이트 앞에 앉아 있다가 비행기를 탔다. 기류가 안정되지 않아 심하게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이 제공되었지만 난 물을 마시며 약을 먹었다.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 짐을 찾아 밖으로 나가니 착한 동생은 환한 미소를 띠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안으로 집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막내가 보내준 누룽지 생각이 간절하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한 스푼 끓여서 따끈한 숭늉과 함께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