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같이/Minimal Life 36

[영태리집] 내 방안 한 바퀴(1) - 새로운 놀이

새로운 놀이 브이로그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를 합성한 ‘비디오 블로그’를 말한다. 블로그에 일기를 쓰듯 소소한 생활상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동영상 사이트에 올려 타인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채널이다. 텍스트, 이미지 등 여러 데이터 형식과 같이 제공된다. 나로서는 영상 일기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과거 블로그가 인터넷 문화의 중심이었다면 이제 비디오 동영상이 가미된 브이로그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유명인의 화려한 모습보다는 자신과 비슷하게 사는 누군가의 모습을 통해 고달픈 현실에 대한 위로를 얻는 공감과 대리만족이 브이로그의 인기 비결이란다. 내가 브이로그 놀이를 하려면 비디오 형식으로 인터넷에 올려야 하는데 아직 능력이 부족한지라 우선 포토로그를 시작해보련다. 제일 먼저 내 방안 ..

[영태리집] 2019년 성탄과 연말을 맞으며

성탄과 연말을 맞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뒤돌아보는 것일 뿐이라 아쉽고 씁쓸하다. 여행기 쓰다가 한 해가 다 간 것 같기도 하고... 여행 계획하다가 한 해가 다 간 것 같기도 하고... 여행 빼면 한 해동안 한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2년차 독립생활에 적응하며 순간 순간 열심히 살았고, 감사하며 살았고, 잘 먹고, 잘 자며 지냈다는 고백도 해야 할 것 같다. 영태리에서 두 번째 맞는 크리스마스... 첫 번째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 장식으로 다시 메리크리스마스...^^

[영태리집] 가을 태풍

가을 태풍 궁금해서 창문을 다시 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바람은 작은 나뭇잎을 흔들더니, 이젠 제법 강해져서 나뭇가지들 까지 흔들고 있다. 잠시 후에는 바람소리가 윙윙거리고 거세지더니 키가 큰 풀들도 쓰러질 듯 흔들린다. 로봇청소기를 돌렸다. 창밖의 소리를 덮어버리는 청소기의 진동소리 덕분에 내 심장은 잠시의 여유를 되찾는다. 청소기가 제 일을 마치고 조용해지면 다시 돌렸다. 로봇청소기를 두 번씩이나 돌렸는데도 아직 태풍은 지나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물걸레 청소기를 꺼내 들었다. 벽에 쿵쿵 부딪히며 청소기가 계속 돌고 있다. 와르릉 쾅쾅 바람소리도 더 거세지고 있다. 청소기 소리가 바람 소리보다 약해질 때쯤 창문을 닫았다. 바람 소리 무서워 청소기 소리로 대체해 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두근거리는..

[영태리집] 교회가족

교회가족 교회가 가족이 되어주겠다는 한 편의 설교에 이끌려 운정교회에 등록을 했다. 적을 두고 다닐 교회를 결정하지 못했던 오랜 갈등을 말끔하게 해결해 준 한방의 결정타였다. 가족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왜 나는 가족에 목말라하는가. 가족은 누구이며 무엇이어야 하는가. 나는 가족이라는 이름에 대하여 어떤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로망이란 이루고 싶거나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말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나에겐 로망일 뿐일까. 그리고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것과 가족관계를 꿈꾸는 것이 상반된 개념일까. 아니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도 가족관계처럼 친밀한 관계가 인간에게는 필요하다. 그래서, 그러므로 그 로망을 이루고 싶은 것이다.

[영태리집] 밥맛 나게 한다는 수저 &

식탁 위에 이렇게 세팅해 놓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가을 하늘을 닮아 넉넉하고 차분해 보이는 찻잔과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목공예품 수저는 밥을 맛있게 먹으라는 염원이 담겨있는 멋진 선물이다. 유년시절부터 마음이 통한 내 학번과 생년이 같은 이제는 아이를 키우며, 성인을 가르치고 있는 무엇보다 나의 지난 삶을 추억하게 하는 꼬마(?) 친구의 따스한 마음이 전해져서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혼밥이 맛없다는 투정 아닌 투정을 하고 있는 나에게 밥이 맛있어진다는 수저와 함께 보내준 사랑스런 선물들을 늘 가까이 두고 쳐다보며 지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