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터키(2013)

[2013 보행장애인의 터키여행] 카이세리공항에서 이스탄불로

truehjh 2013. 9. 25. 23:31

2013.08.03

 

카파도키아에 있는 모든 신기한 암석들을 뒤로 하고 카이세리공항으로 향했다.

멀리 멀리 보이는 둥근 구릉들, 가끔은 그 밑에 올망졸망 마을집들이 모여 있고 그 곳엔 어김없이 모스크와 미나레가 있다. 또 가끔은 나무들이 모여 있는 곳도 보인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헤레케 카펫공장을 견학했다. 한땀한땀 손으로 엮어서 만든 고급스런 카페트와 그 카페트를 짜고 있는 직조기술자들의 모습에 감탄을 아낄 수 없었다. 거기에 있는 카펫직조기술자들은 고급기술자들로서 아침에 출근하여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저 저리에 앉아서 일한단다. 한 장을 완성하는 기간이 크기에 따라 다르고, 재료가 양털, 면, 또는 비단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반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니 가격을 상상해 보아야...^^

 

 

 

 

카이세리 공항은 아주 작은 공항이다.

게이트가 한 개 있어서 서둘러서 찾아갈 필요가 없다. 비행기 탑승시간을 기다리면서 여행의 막바지에 이른 사람들은 서로간의 따끈한 정을 나누며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다. 한 시간 정도 비행하는 데도 비행기 안에서 음식들이 제공되었다. 그 중에서도 예쁜 바스켓에 담겨 나온 샌드위치가 참 맛이 있었다. 옆 자리에 앉은 사람과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착륙이다.


이스탄불공항 밖으로 나왔다. 완전 현대의 거대도시가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차들과 수많은 건물들... 공항 앞의 거리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정신이 없다. 우리는 예약된 버스와 연결이 잘 되지 않아 1시간 정도 공항 길거리에서 방황하다가 새로운 버스를 타고 저녁식사 할 곳으로 떠났다. 도시 너머로 태양이 지고 있는 어스름한 시간에 30여분을 잘 달려 왔는데 어느 지점부터 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길거리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곳이었다. 어느 특정 정당에서 라마단 기간의 식사시간에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무료급식 잔디밭 주변이라는데 그곳을 통과하느라고 30분도 더 걸렸다.

 

 

 

저녁을 먹은 후, 시내를 통과하여 호텔로 가는 길에 만난 이스탄불 야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불빛으로 수놓은 듯한 골든혼의 야경, 은은한 형광빛으로 둘러싸인 다리들, 1700년이나 된 콘스탄티노플 성곽, 그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우리는 아주 늦은 시간에 호텔에 도착했다. 여행상품에 특급호텔을 제공한다는 약속 때문에 이스탄불 공항에서 1시간 반 거리의 호텔로 가서, 겨우 4시간 자고 일어나, 이른 조식 후에 다시 이스탄불 시내로 들어가야 하는 모순된 여행일정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은... 터키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뒤척이고 있는 내 옆 침대에서는 조카가 곤하게 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