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이탈리아(2017)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1) - 콜로세오와 콘스탄티누스개선문

truehjh 2017. 2. 2. 09:47

2017.01.13. 금(1).

 

오늘은 로마시티투어로 일정이 잡힌 첫날이다. 호텔 조식을 끝내고 9시까지 집합장소로 나가는데 찬바람이 심상치 않다. 날씨는 잔뜩 흐려있고,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 하여 으스스하다. 날씨가 이러면 제일 먼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휠체어의 배터리가 젖지 않도록 하는 것이란다. 이미 해님이 자상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해놓았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배터리와 스틱이 젖지 않도록 비닐커버를 씌우고 얼른 출발했다.

 

제노바호텔 앞에 버스가 정차해 있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거리에서 리프트를 통해 훨체어로 오르고 내려야 한다. 그 과정과 시간이 장난이 아니고, 층계를 통해 올라가는 단원들의 휠체어를 차의 트렁크 안으로 따로 옮겨야 하는 수고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장님과 지휘자님의 가족들과 단원의 보호자들이 땀을 흘리며 정리하고 있다. 보고만 있자니 마음에 부담이 된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힘을 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ㅠ... ㅠ... 이런 과정이 적어도 하루에 4~6차례는 될 터인데... 이제 시작이다

 

  

일행 모두 버스에 오르는 일이 마무리되고 첫 방문지 콜로세오를 향해 갔다. 로마제국의 상징 콜로세오(콜로세움)는 서기 80년에 완성된 원형극장이다. 호텔에서 나와 산타마리아마조레 성당을 지나 산피에트로인빈콜리 성당을 지나 조금 더 가다가 보니 차창 앞으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와^^...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콜로세오의 주차장에 도착한 후 버스에서 내리면서부터 바로 눈앞에 기품을 드러내며 서있는 역사의 현장을 사진에 담느라고 모두 흥분되어 있다. 다른 나라 관광객들도 많이 왔다. 소매치기 등을 조심하라고 하지만 그런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우리를 보고 놀라고 있지는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콜로세오를 보는 건지, 우리를 보는 건지... ㅎ... ㅎ...

 

 

콜로세오와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 보이는 입구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은 로마에 현존하는 가장 큰 개선문으로 4세기 초 콘스탄티누스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자 기념하여 만든 것이다.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지나 콜로세오를 빙 둘러보았다.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보기만 하는 상황 때문에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눈으로 확인했다는 즐거움이랄까. 그 기쁨만으로도 만족이다.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로 강한 바람이 지나가곤 한다. 들뜬 마음이 웅크러들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느껴진다. 추운 날 휠체어를 타고 다닐 때는 스카프가 여러장 필요하다는 말이 기억났다. 여행할 때 쓰고 다니라고 큰올케가 만들어준 모자도 생각났다. 가방에서 스카프와 모자를 꺼내들었다. 두꺼운 스카프로 무릎 덮개를 하고 모자로는 머리를 덮었다. 여름에 햇볕막이 모자는 자주 써보았지만 겨울에 바람막이 모자는 처음 써본다. 내 큰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쑥스럽기는 했지만, 머리가 시린 것을 막아주니 벗기가 싫어져서 그냥 쓰고 다녔다.

 

  

이제 우리는 콜로세오에서 성스러운 길이라는 의미의 ‘Via Sacra’ 거리를 따라 포로 로마노로 간다... Let's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