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동유럽6국(2018)

[2018 동유럽6개국] 체코의 체스키크룸로프(1)

truehjh 2018. 2. 19. 20:51

2018.02.05.(1)

 

호텔에서 조식을 마친 후 8시 출발을 위해 시간 맞춰 짐을 들고 나왔다.



  

차에 올라서 각자의 자리를 정하는 동안 중딩이 나를 뒤돌아보며 할머니 자리 밑에 제 물병이 떨어졌어요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를 지칭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어색해서 잠시 머뭇거렸다결혼 25, 30, 35주년 기념여행을 온 가족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연장자라는 사실 역시 적응하기 어렵다. 이 일행에서는 왕누나나 왕언니의 입장에서가 아니고, 노인 또는 어르신으로 행동해야 한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말같이 쉽지 않다.


일단 물병을 주워서 꼬마에게 건네주고, 오르내리기 쉽도록 중앙 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오늘은 흐린 날씨다. 체스키크룸로프(체코의 오솔길)로 내려가는 내내 설경이 펼쳐진다. 알프스가 아니고서는 눈 덮인 유럽의 여행길은 상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이곳도 겨울은 설국이다.

 

체코의 민족음악가 스메타나의 교향곡 2악장. 많이 듣던 슬프고도 애잔한 곡을 들으며 버스로 두 시간을 달려갔다. 체스키크룸로프에 도착. 또 주차장에서 출입구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언덕을 20여분 올라가 성으로 들어가야 한단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는 코스다. 현지 가이드와 함께 망토다리(플라슈티다리)를 건너 안으로 들어갔다.














목조인 이발사의 다리도 건너, 체스키크루로프성탑을 지나, 스보르노스티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에 세워진 마리아 기둥은 페스트를 이겨낸 것을 기념으로 1715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광장에서 성 비트성당이 있는 골목길로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뷰포인트가 나타난다. S자로 흐르는 볼타강이 보이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마을 풍경은 그림같았다. 정말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성이다붉은 지붕과 예쁜 색의 벽들이 상상 속의 마을 같다.





  


건물 어딘가에 숨어있는 프레스코화를 찾으며 계속 거닐어 보고 싶은 골목길들을... 걸을 수 있는 만큼 걸으며 마을의 정취를 즐겼다. 고생스럽다는 마음보다 잘 왔다라는 마음이 앞서는 순간이다. 이런 맛에 나의 여행이 계속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