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188

파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비교적 한산한 평일의 점심시간이었다. 주차장도 널널하고, 부딛히는 사람도 별로 없어 여유로웠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그런데, 복병이 나타났다. 30분 기다리면 된다던 식사 순번이었는데 1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는 순간에 사진이나 한방...^^ 드디어 우리 번호 호출! 테이블에 앉자마자 주문하고, 그리고 나오기 시작하는 음식! 오늘의 메인요리! 먹음직하게 잘라놓은 직원의 솜씨! 메뉴가 두세 가지 더 있었는데, 사진이 없음! 모두 만족스럽게 먹고, 남은 음식은 매장에서 주는 예쁜 박스에 넣어가지고 왔는데... 나에게는 한끼의 식사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냉장고행!

여행기를 마치며...

12번째 제주도 여행을 뒤로 하고, 기나긴 11월의 적막함도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11월 끝자락에서 겨우, 드디어, 제주 여행기를 끝냈다. 거의 두 달에 걸친 여행기여서 지치기도 했지만, 돌아보는 시간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언제 또 올 수 있으려나?’ 우도를 나오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언제 또다시 이렇게 긴 여행기를 쓸 기회가 생길까. 점점 희박해지는 희망이지만 그 기대감으로 나를 잘 돌보아야겠다.

2022-10(18) 제주도 : 따로 또 같이

2022.10.24.(월) 4시 40분 기상, 5시 40분 공항 도착. 같이 제주공항까지 왔지만 항공사는 따로 이용해야 한다. 동생네는 아시아니 첫 비행기고, 나는 대한 항공 첫 비행기다. 이번 여행은 '따로 또 같이'의 연속이다. 이른 아침 공항 안은 썰렁했다. 아시아나는 영업을 시작했는데, 대한항공은 아직 직원이 출근 전이다. 수속을 마친 동생네는 미리 들어가고, 나는 줄을 서서 기다렸다. 발권 때문에 어리둥절해 있는데, 6시가 되니 직원이 나와서 안내를 한다. 바로 친절한 휠체어서비스를 받아 편하게 게이트 앞으로 들어왔다.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돌아다니기가 불편해서 작은올케에게 전화로 선물 부탁을 하나 하고,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짐 찾는 데서 만나자고 연락했다. 6시 40분에 대한항공 탑승. 제일 ..

2022-10(17) 제주도 : 차귀도

2022.10.23.(일)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아침이다. 조카를 먼저 내보내고, 예배를 드린 후 잠시 쉬다가 체크아웃했다. 호텔 아래층에 있는 찻집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도토리부녀를 만나기로 한 무릉외갓집을 향해 달려갔다. 시간이 많이 남아 차귀도 주변을 드라이브 했다. 다시 무릉외갓집 근처의 올레길 종착지로 갔다. 땀을 뻘뻘 흘리며 걸어온 부녀를 만나, 점심을 먹으러 창꼬라는 레스토랑에 갔다. 점심시간이 지난 후여서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 되었다. 준비된 식재료가 돈까스 3인분만 남았다 한다. 4명이 3인분을 주문하니 반찬이 수두룩하게 나왔다. 거의 한식집 반찬 수준이었다. 조금 남았다는 시금치무침까지 깨끗이 먹어치우고, 키위도 한 봉지 받아서 나왔다.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는..

2022-10(16) 제주도 : 올레길과 카페와 구경하는 집

2022.10.22.(토)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올레길 출발 지점으로 갔다. 도토리부녀를 올레길로 보내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 오후에는 다음 숙소로 옮겨야 한다. 짐을 정리한 후 체크아웃했다. 시간이 널널해 주차장에서 한참을 노닥거리다가 근처 익숙한 장소인 투썸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부녀를 기다렸다. 올레길 하루 목표량을 마친 부녀는 기분 좋게 돌아왔다. 점심은 근처 해녀의 집에서 먹었다. 문어회와 전복죽을 먹고 기운을 차린 후, 두 시간 거리에 있다는 다음 숙소를 향해 떠났다. 숙소로 가는 길 초입에 삼달다방이 있다는 정부를 입수했다. 네비를 참고해서 삼달다방에 들렸다. 장애인들의 힐링 장소라고 하지만, 너무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서 나는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접근성도 열악하다는 생각..

2022-10(15) 제주도 : 우도

2022.10.21.(금) 아침은 각 방에서 알아서 해결하고, 8시 30분에 호텔주자창에서 만났다. 오늘은 우도로 간다. 우도 들어가는 티켓을 구입하고 선착장으로 가서 차에 앉은 채로 배에 올랐다. 장애인 또는 65세 이상은 빌린 차를 가지고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번에는 차를 가지고 우도에 입도했으니 차길따라 갈 수 있는 곳은 다 가봐야겠다. 주차장에서 운전석을 바꾸고, 부녀를 올레길로 보냈다. 작은올케와 나는 차로 우도 한 바퀴를 돌기로 했다. 우선 하얀등대를 향하여 마냥 올라갔다. 한바퀴를 돌고 내려와, 이전에 가 보았던 기억을 찾아 다시 반대편으로 올라가니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머물다가, 올레길 2/3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부녀를 만나 땅콩 아이스크림과 커피를 마시..

2022-10(14) 제주도 - 곽지해변에서

2022.10.20.(목) (2) 언젠가 평화와 함께 왔던 날은 비가 내리는 날이어서 스산한 분위기였는데, 화창한 오늘은 곽지해수욕장 주변의 분위기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카페, 해수욕장 야외벤치에서 자연 바람 쐬며 한가한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 도착할 동생을 마중 가려면 제주공항 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시 택시를 타고 도토리가 추천하는 어바우트로 갔다. 젊은이들이 앉아서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사무도 보고 있다. 카페에 앉아 여유있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 생소하다. 음료값도 비교적 저렴하다. 석양마저 아름다운 그곳에서 동생 오는 시간까지 기다리며 놀다가 제주공항으로 갔다. 공항에서 저녁을 먹고, 동생 먹을 간단한 음식을 따로 준비해 놓았다. 동생을 만나 함께 렌트카..

2022-10(13) 제주도 : 숙소주변 산책 후 퇴실

2022.10.20.(목) 오늘은 숙소를 이동해야 한다. 그런데 커다란 캐리어 3개를 들고 다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젊은 조카 덕분에 다음 숙소로 짐가방을 보내 주는 편리한 씨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용을 내고 신청하면 아침에 와서 가지고 간다. 체크아웃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고, 맘에 드는 숙소 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혼자 나왔다. 길옆에 피어있는 꽃들, 제주도의 조용한 동네 길옆 식물들을 사진으로 남기며 천천히 걸었다. 깔끔한 주변 환경이 아침 기운을 상쾌하게 만든다. 오래된 골목길로 접어드니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가 보인다. 붉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해가는 억새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숙소로 돌아가 함께 퇴실하고, 택시로 제주 육계장 맛집을 향해 갔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유명한 맛집이..

2022-10(12) 제주도 : 애월과 한림사이 팬션에서의 하루

2022.10.19.(수) 팬션에서 맞은 아침은 평화롭고 정겹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며칠 전에 친구랑 갔었던 브런치카페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카페에서 나와 도토리 모녀는 가고 싶던 곳이 있다고 해서, 거기서 헤어져 나는 숙소로 들어왔다. 저녁 시간이 되기 전에 모녀는 귤 빵을 사 들고 들어왔다. 이번은 빵 여행이라며 즐거운 비명과 함께 맛있는 간식 시간을 보냈다. 어제는 크림빵을 종류별로, 오늘은 귤빵, 쑥빵, 단호박빵 등 찐빵을 종류별로, 내일은 원조 보리빵과 유명제과점의 다양한 빵을 찾아볼 예정... ㅎ.. ㅎ.., 잠시 후 젊은 조카는 밖으로 나가고, 작은 올케는 누워서 쉬고, 나는 식탁의자에 앉았다. 싱크대 너머 창문으로 보이는 노을색이 참 아름다웠다. 식탁 너머의 석양은 시시때때로 변하고..

2022-10(11) 제주도 : 도토리모녀와 합류

2022.10.18.(화) 나는 오늘도 늦게 일어났다. 친구는 오전에 나갔다. 그녀는 언제나 바쁜 일상을 보낸다. 우리 나이에 들어서서도 배우고 참여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으며 사는 것은 노년기에 쉽지 않은 생활패턴이지만, 매우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잠자던 방을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속옷 몇 가지를 빨아 아직도 따끈따끈한 방바닥에 펴놓고 말렸다. 다음 여행을 위한 절차다. 아점으로 어제저녁에 끓여놓은 소고기 미역국에 햇반 반을 말아서 먹었다. 미역국이라기보다는 소고기찜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릴 정도로 고기가 많은 국이다. 설거지를 말끔히 해놓은 후, 사용하던 물건을 정리한다고 했지만 내가 들어오기 전의 상태로 원상 복구하지는 못한 것 같다. 도토리 모녀 스케줄 알아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