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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1) 제주도 : 도토리모녀와 합류

truehjh 2022. 11. 16. 15:39

2022.10.18.()

 

나는 오늘도 늦게 일어났다. 친구는 오전에 나갔다. 그녀는 언제나 바쁜 일상을 보낸다. 우리 나이에 들어서서도 배우고 참여하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으며 사는 것은 노년기에 쉽지 않은 생활패턴이지만, 매우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잠자던 방을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속옷 몇 가지를 빨아 아직도 따끈따끈한 방바닥에 펴놓고 말렸다. 다음 여행을 위한 절차다.

 

아점으로 어제저녁에 끓여놓은 소고기 미역국에 햇반 반을 말아서 먹었다. 미역국이라기보다는 소고기찜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릴 정도로 고기가 많은 국이다. 설거지를 말끔히 해놓은 후, 사용하던 물건을 정리한다고 했지만 내가 들어오기 전의 상태로 원상 복구하지는 못한 것 같다.

 

도토리 모녀 스케줄 알아보고, 짐가방을 챙기고, 여기저기 안부 전화로 수다를 떨면서 오후 시간을 보냈다. 제주공항으로 엄마를 마중 나간 도토리가 팬션에 체크인한 후 나를 데리러 오면 짐가방만 들고 나서면 된다.

 

6시 전에 도토리가 왔다. 가방을 들고 나섰더니 10분 거리에 숙소가 있다. 어제 그제 계속 지나다니던 길 근처였다. 길 옆으로 쏙 들어가 있는 집이어서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숙소에 들어가니, 식탁 위에 제주도에서 유명하다는 크림빵이 종류대로 나열되어 있다. 모녀가 평소에 궁금했던 빵을 공항 근처에서 사가지고 왔단다. 덕분에 나도 종류대로 맛보았다. 그리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숙소에 잘 도착했다고, 작은올케와 조카를 잘 만났다고, 그동안 편히 쉬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도토리는 엄청 바쁘다. 유스호스텔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랑 어제도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오늘은 엄마와 고모를 가이드하고, 저녁에 또 그 친구를 만나고, 저녁거리로 김밥과 봉지 김치를 사오겠단다. 젊음이 좋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