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188

202110 제주도(4) 올레길 20코스와 귀가길

2021.10.24.(일) 어제 사다 놓은 삶은 달걀과 과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김녕해수욕장 주차장으로 갔다. 결혼사진을 찍는 예비 신혼부부들 몇 쌍이 해변 바람을 피하며 포즈를 취한다. 알 수도 없는 젊은이들이지만 그들의 미래에 즐겁고 행복한 인생이 펼쳐지기 바라는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보았다. 어제와 비교하면 오늘 하늘은 우울한 빛을 띠고 있다. 도토리 부녀는 걸으면서 예배를 드릴 예정이란다. 그들을 보내고 우리는 한적한 곳으로 차를 옮긴 후 예배드릴 준비를 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에 변화된 신앙의 자세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나의 Ritual을 지켜내고 싶은데 그것 또한 오만함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예배를 마치고 해안도로를 따라 월정리해수욕장으로 갔다. 카페거리에서 차를 잠시..

202110 제주도(3) 함덕해수욕장과 너븐숭이 4.3기념관

2021.10.23.(토) 호텔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은 후 부녀는 올레길 19코스로 떠나고 작은 올케와 나는 퇴실 준비를 하기 위해 호텔에 남았다. 호텔방에서 널널한 시간을 보내다가 심심하다는 작은올케 따라서 일찍 퇴실하고 나왔다. 일찍 떠난 부녀가 함덕해수욕장 주변의 스타벅스에 도착해서 커피를 주문했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가 조금 늦었다. 커피가 나오려면 30분을 기다려야 한단다. 갈 길이 바쁜 동생은 작은올케와 바톤터치를 하고 떠나고, 우리가 기다렸다가 주문한 커피를 받아서 나왔다. 함덕해수욕장 입구는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과 오고 가는 사람들로 아침이 한산하지 않았고, 날씨 탓인지 바다색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귤 두 봉지를 샀다. 물 마시고 싶을..

202110 제주도(2) - 제주관아와 시인의집

2021.10.22.(금) 호텔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마치고 올레길 18코스 출발지 근처인 제주목 관아로 갔다. 도토리 부녀를 올레길 시작점으로 보내고 우리는 관아로 들어갔다. 탐라국시대부터 주요 관아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하고, 조선시대의 관아시설은 총 58동 206칸의 규모였다고 한다. 오르기 쉬운 오름이라고 하여 사라봉을 찾아갔으나 언감생심. 차를 돌리고 쉴만한 카페를 찾아 나서야 했다. 카페가 아니더라도 물멍할 곳은 꽤 많아 보였다. 네비의 안내를 받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이라는 카페로 갔다. 책들이 쌓여있고, 테이블 위에는 시집이 놓여 있다. 뜨거운 쌍화차를 마시며 창문을 앞에 두고 바다를 바라보는 동안 물고기가 나와서 인사를 하고, 물오리도 나와서 반겨주었다. 바로 눈앞에서 팔뚝만 한 물고기가 ..

202110 제주도(1) - 출발

2021.10.21.(목) 올 들어 세 번째 제주여행은 10월 21일에 떠나서 25일에 돌아올 예정이다. 4박 5일의 일정이니 며칠 동안 집 비울 준비는 해야 한다. 그런데 바로 전 날이 되어서야 마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화분에 물 주고, 하수구에 약 뿌리고,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는 미리 내다 놓았다. 파주는 최저 0도에 가까우면서 추운데, 제주는 최고 20도가 넘는다고 한다. 70년 가까이 살아도 여전히 날씨와 옷의 관계에 대하여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기온을 생각하면서 몇 가지 겉옷과 속옷을 챙기고, 세면도구들을 준비했다. 짐뿐만 아니라 마음도 가볍게 집 떠나 보자는 생각이다. 요즘은 맛있는 음식을 누군가와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어느 정도 완수한다는 생각이 든다. ..

2021-08 제주도(8) 집으로

2021. 08. 30(월) 5시 30분 기상, 대충 씻고, 짐을 들고나와 택시를 탔다. 제주시의 아침 분위기는 침착하다. 4박 4일 같은 5박 6일의 제주여행 일정이 끝나간다.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절차를 마치고, 아침은 1인분 시켜서 도토리랑 반씩 나누어 먹었다. 게이트 앞에 앉아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여행을 마친 얼굴을 증명사진 찍듯 셀카로 핸드폰에 남겼다. 이번 여행은 비행기 시간이 연기되거나 게이트가 바뀌는 일이 없이 진행되었다. 다시 동생찬스로 넓은 앞 좌석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사이 김포에 도착했다. 좌석에서 일어나 걸으려고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다가 걸어 나왔다. 걸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두렵다. 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자꾸 말하는 것 같다. ..

2021-08 제주도(7) 임무 완성

2021. 08. 29(일) 올레길 16코스 시작점에서 4Km 떨어진 곳이 호텔이어서 오늘의 시작은 숙소부터란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과일과 달걀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7시 30분에 도토리를 내보냈다. 혼자 남아 짐 정리를 다 해놓고 퇴실 준비까지 마무리한 후에, 식탁에 앉아 영상으로 2부 예배를 드렸다. 도토리 부녀를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서 여유있게 체크아웃을 하고, 올레길 16코스 마지막 도장 찍는 곳으로 가서 나무그늘에 주차를 하고 부녀를 기다렸다. 드디어 나타났다. 내 임무는 여기서 완성이다. 어디에서 점심식사를 할까를 고민하다가, 며칠 동안 해안가를 오가며 만났던 메밀국수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메뉴 중에는 메밀국수뿐만 아니라 갈비탕도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렌트카를 돌려주는 날이라서..

2021-08 제주도(6) 남쪽으로

2021. 08. 28(토) 오늘의 올레길 일정은 일찍 마무리되었다. 오후 시간은 여유있게 드라이브하며 휴가 기분을 만끽하기로 하고 남쪽으로 무작정 내려갔다. 풍차도 만나고, 용설란도 만나고, 돌하루방도 만난다. 신창풍력단지를 돌고, 산방산 쪽으로 내려가다가 김대건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 앞을 지났다. 제주도 서쪽 끝이라는 차가도를 향해 가다가 해안가에 솟아있는 조그만 봉우리 수월봉으로 갔다. 작은 올케의 추천으로 수월봉 지오트레일을 만나는 곳으로 조금 걸어들어갔다. 해안과 닿아있는 봉우리의 절벽은 화석층이 뚜렷하게 나타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수월정 전망대에서 보는 낙조가 아름답다는데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낯 설은 풍경을 뒤로 하고 숙소를 향해 달려간다. 겉으로 보이는 한적한 제주풍경은 마..

2021-08 제주도(5) 사진찍기 놀이

2021. 08. 28(토) 눈을 뜨면서 여기가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오랜만이다. 피곤하긴 하다. 어제 삶아놓은 달걀과 먹다 남은 햇반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한림항으로 내려갔다. 부녀를 한림항 올레길 시작점에 내려놓고 올라가다가, 작은올케에게 바다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해안도로를 향해 좌회전을 했는데, 아뿔사 다시 한림항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왕 올레길 코스로 들어온 김에 걷는 부녀 만나서 힘을 북돋워 주려고 걷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지나갔지만, 역방향으로 가는 길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다시 시작점으로 가서 해안도로를 타고 돌아오면서 전화로 위치 확인하고 잠시 만나 한바탕 웃으며 응원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평온했다. 오전 시간이어서 그런가 보다. 속도제한으로 운전이 조금 수월하다...

2021-08 제주도(4) 제주도에 갈치양이 많은 식당

2021. 08. 27(금) 올레길과 연결되어 있는 월영포구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기다렸다. 다이빙하는 사람들 복장을 하고 지나가는 젊은이들을 보느라고 심심하지 않았다. 도토리 부녀는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우리는 갈치의 양이 많아서 제갈양이라는 갈치구이조림집으로 갔다. 아직 긴 갈치는 상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도 푸짐한 한 상이다. 점심을 먹고 나와서, 올레길 주변의 커피집에 들러 차를 마셨다. 한숨을 돌린 도토리 부녀는 다시 이어지는 올레길로 떠나고 작은 올케와 나는 카페에 좀 더 머무르다가 동네 한 바퀴 돌고 가고 싶어서 나왔다. 커피집 주인이 알려주는 길 없는 길로 들어가 바다도 보고 조금 걷다가, 14코스 마지막 지점인 한림항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08 제주도(3) 오늘의 하이라이트 - 금릉해수욕장

2021. 08. 27(금) 하이라이트- 금릉해수욕장의 물색 호텔 조식 후 운전 연습에 나섰다. 가보지 않은 길이나 새로운 차를 운전해야 할 때면, 차에 대한 세부적인 기능에 익숙하지 않아서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과 긴장감이 언제나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연습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동생의 답답함을 내가 이해할 수밖에 없다. 동생뿐만 아니다. 새로운 길을 운전하는 것에 대한 나의 심각한 거부감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해안 길 운전을 연습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운전해서 다닐 만한 것 같다. 식구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예상했던 시간이 지체되어 도토리 부녀는 택시를 타고 올레길 시작점으로 떠났다.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10시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