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188

2022-10(10) 제주도 : 가을 꽃 마당

2022.10.17.(월) 아침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면서 오랜만에 정신을 차린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며칠간 푹 쉬었으니, 내일부터는 다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점심은 친구가 추천하는 뷔페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차를 부르고, 기다리는 시간에 잠시 아파트 주변을 걸었다. 바람이 조금 세게 불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차는 금방 도착했고, 우리는 서귀포에 있는 백종원 그룹의 식당으로 갔다. 사람들이 북적였고, 가성비가 꽤 높은 식당이었다. 그러나 소화가 걱정되고, 멀미가 걱정되어, 즐겁게 먹지 못했다. 이번 여행 주제는 '소화안됨'이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는 재활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가고, 나는 혼자 집에 들어오면서 집주변을 또 한 바퀴를 돌아보려 했는데, 오전보다 바람이 훨..

2022-10(9) 제주도 : 한가함의 여유

2022.10.16.(일) 예배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시간에 맞추어 아침 식사를 하고, 식사 마친 후에 혼자서 영상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점심 전에 동네 한 바퀴를 걸었다. 아름다운 동네 길을 걸어 새로 생겼다는 브런치 카페로 갔다. 넓은 카페 안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다. 우리는 오랜 시간 수다와 함께 커피와 빵과 멋진 바다 풍경을 보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즐겼다. 집으로 들어오다가도 아파트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을 한없이 바라보았다. 늘상 보는 사람은 그냥 펼쳐져 있는 주변 환경에 별다른 감흥이 없을 지도 모른다. 나처럼 가끔 이렇게 머무를 때만 느낄 수 있는 아련한 감상이리라. 저녁이 되어서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들어, 어제 먹다 남은 햇반을 죽처럼 끓여서 뜨겁게 삼켰다. 참치캔 반 통과 새..

2022-10(8) 제주도 : 귀덕 친구집에서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여행기는 이미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제주여행 이야기가 있다. 친구 집에서, 그리고 동생 가족과 함께한 제주 여행기다. 제주의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와 싱그런 숲을 다시 떠올리면서 풀어나가야겠다. 2022.10.15.(토) 귀덕의 아침 어제 제주장애인보조공학서비스지원센터에서 겨자씨 친구들과 헤어져서, 귀덕의 친구집으로 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박스로 사놓은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집에서 요리하는 일이 별로 없는 라이프스타일이라서 완제품 밀키트를 미리 주문해 놓았단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꾸고, 간단하게 짐정리를 한 후에, 수건과 이불을 받아 며칠 묵을 준비를 마무리했다. 친구는 방바닥의 온도를 높이려고 보일러실의 밸브를 돌렸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던..

2022-10(7)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 : 방주교회

2022.10.14.(금) 숙소에서 나오면서... 방주교회로... 여행도우미 한분이 나에게 주신 선물... 코스모스 한 송이! 방주교회 방문을 마치고 휠체어를 반환하기 위해 제주장애인보조공학서비스지원센터로 갔다. 나는 여기에서 겨자씨 친구들과 헤어지는 인사를 했다. 겨자씨 친구들은 제주공항과 김포공항을 거쳐 각자의 집으로 갈 것이고, 나는 귀덕의 친구집으로 갈 것이다.

2022-10(6)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 : 치유의 숲과 금릉해변

2022.10.13.(목) 점심을 먹은 후에 치유의 숲으로 이동했다. 심호흡을 하며 맘껏 다닌 숲속 치유의 시간이었다. 치유의 숲에서 나와 협재와 금능해수욕장 선셋뷰 명소로 갔다. 지는 태양을 보며 한 시간 가량 해변을 따라 달렸다. 휠체어 덕이다. 한림항에 있는 한림바다생태체험마을에서 모듬회 한상차림으로 석식을 마쳤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귀덕 캔싱턴리조트로 이동.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했다. 숙소에 휠체어 네다섯대가 들어가기에는 조금 복잡한 구조라서 한참 실갱이를 했다. 방 배정과 침대 부족 때문에 흘린 진땀을 포도쥬스 두 잔으로 채우고. 늦은 회의를 시작했다. 내가 너무 피곤해서인지 모두 피곤해하는 것같아 보여 긴 회의진행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찍 마치고 취침에 들어갔다.

2022-10(5)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 : 천지연폭포와 새연교

2022.10.13.(목) 아침은 호텔식으로 하고 얼른 올라와 이삿짐을 쌌다. 오늘 밤은 귀덕 리조트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짐을 다 들고 나와 버스에 올랐다. 중문단지 쪽으로 이동하여, 천지연폭포에 들렸다. 버스로 이동하지 않아도 갈 수 있다기에 천지연폭포에서 나와 새연교로 갔다. 바람이 엄청 불었다. 그래도 새연교 위로 올라가 보고 싶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 보아야 하는 것 아니야.휠체어에서 내려 지팡이 짚고, 여행 도우미님의 팔을 붙잡고 다리 중간지점으로 올라갔다. 다리 위의 바람은 모든 것을 날려버릴 듯 세차고 날카로웠다. 그래도 기분이 너무 좋았다. 점심은 서귀포 괸당네라는 음식점에서 먹었다. 갈치국과 전복뚝배기 중에서 고르는 메뉴였는데 10명은 갈칫국 나와 누군가 두 명은 전복뚝배기였다...

2022-10(4)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 : 올레길과 섭지코지

2022.10.12.(수) 온평리포구와 올레 2코스 해안 산책로 그리고 섭지코지 온평리포구와 올레 2코스 해안 산책로를 휠체어로 달리는 기분은 최고였다. 우리가 지나가는 길에서 만난 주민이 건네준 감귤의 맛도 최고였다. 그렇게 가다 보니 원래 예정되어있던 길이 너무 일찍 끝났다. 우리는 올레길을 연장해서 더 달렸다. 버스를 타고 다시 섭지코지로 옮겼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장애인 화장실에 들렸다가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넓은 길을 달려갔다. 산책하듯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가는 길에 유민미술관이 있어 주변 환경을 즐겨보았다. 모두들 커피숖에 가서 차를 마시는 동안 나는 우도를 바라보며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바람이 엄청났지만, 속이 시원하고 머리가 상쾌하다. 저녁은 흑돼지버섯샤브샤브로 먹고, 다시..

2022-10(3)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 : 산굼부리

2022.10.12.(수) 산굼부리 어제에 이어 두 번째 날을 맞았다. 너무 피곤하고 멀미 기운이 남아있어서 일어나지 말까 생각하다가 억지로 일어났다. 아침은 호텔식이어서 대충 챙기고, 늦게 내려갔다. 친구들은 벌써 아침 식사를 끝내고 올라갔고, 남은 회원들은 몇 명 없었다. 멀미를 덜 하려면 먹어야 하는데 소화가 안 되니 먹고 싶지가 않다. 달걀스크램블을 찾아 조금 먹고 나왔다. 계속 컨디션이 나쁘면 호텔에 혼자 남으려고 하다가 생각을 바꿨다. 기운 내서 합류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 허연 얼굴로 버스에 올라 산굼부리로 갔다. 휠체어에 앉아서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오름에 오르니 기운이 조금 생기는 것 같다. 몇 년 전에 평화랑 왔을 때 생각이 났다. 경사가 심한 길을 지팡이에 의지해 올라가느라고 고..

2022-10(2) 겨자씨 창립 40주년 기념 제주도 여행 : 돌문화공원

2022.10.11.(화) 김포공항 휠체어버시스와 제주돌문화공원 연초에 신청해 놓았던 장애인콜택시를 처음 이용한 날이다. 준비를 다 마치고 한 시간 전에 파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 신청을 해 놓았는데 계속 배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문자가 왔다. 10시가 되어 할 수 없이 파주콜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그런데 통화 중에 장콜과 연결되었다는 반가운 문자가 떳다. 신기한 체험에 감사하며, 짐가방을 들고나와 대문 앞에 서서 연결되었다는 택시를 기다렸다. 휠체어 이용객은 탑승시간 2시간 전에 도착하기 바란다는 알림에 맞춰 우리는 11시에 모이기로 했었다. 시간에 딱 맞게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겨자씨 회원들은 거의 다 와 있었다. 늘 장콜을 이용하던 친구들이라 익숙하게 활용하는 것 같다. 회원 모두가 모였을 때 대한항공..

2022-10(1) 2주간의 제주도 여행 준비

2주간의 제주도여행 준비 3박 4일 일정으로 우여곡절 끝에 모두 휠체어를 타기로 최종 결정되었던 여행이 갑자기 13박 14일 여행으로 바뀌고, 준비물의 양이 엄청 많이 늘었다. 2주 집을 비우게 되면 냉장고 정리도 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무엇 하나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왜 이리 벅찬지 모르겠다. 내일이면 드디어 떠나는 날인데, 신경을 너무 많이 써서인지 목이 삐끗할 정도다. 여행 시작도 하기 전에 진통제로 몸을 다스려야 하니 심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