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국민주권

[국민주권] 탄핵 선고 결정문

truehjh 2025. 4. 7. 16:37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습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습니다.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됩니다.” - 탄핵 선고 결정문 중에서 -

 

헌재는 지난 4월 4일 선고한 탄핵 결정문으로 법이란 국민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너무나 상식적인 사고와 논리가 쉽게 전개되지 않았는가? 듣는 내내 판관들의 의견이 내 생각과 너무나 똑같아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박수까지 치면서 동의했다.

 

장기간의 평의와 숙고를 통해 작성된 결정문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고 유연한 논리로 무리함이 없다. 거기다가 법적인 논리 나열을 넘어 통합과 화해를 위한 메시지도 남겼다. 재판관들은 이번 사건 결정문이 일상적인 판결문이 아니라는 인식 하에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 우리를 기다리게 했지만 그들의 현명한 판결로 인해 지연된 기간에 주었던 불안이 사라졌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논리와 꼼꼼하게 설득력 있는 내용을 결정문에 담아낸 헌법재판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어느 정도의 명예를 얻으면 상식을 버리고 자신과 기득권의 논리로 접근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그들은 법에 기초한 상식적인 판단을 내렸다. 전문적인 자리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성실함과 똑똑함을 가지고서도 평범한 상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단지 국민저항권 운운하던 탄핵 반대의 세력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아직은 걱정했던 것보다 조용한데, 힘을 잃은 것인지 또 다른 모색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조기 대선이 무리 없이 치루어지길 바란다. 이번에는 제발 개인의 권력만을 추구하는 사람 말고, 국민의 주권을 존중하며 평범한 인간의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