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다닌 게 벌써 두 번째다.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까. 내심으로 궁금해하면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고 있다. 런던 파리 비르샤바에서는 도토리가 하자는 대로 잘 따라다녔고, 제네바에서는 승연부부의 빈틈없는 준비에 감탄하며 다녔기 때문에 나로서는 거의 완벽한 여행이었다는 생각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여행하는 내내 서로를 위하여 챙기며 아껴주는 마음이 느껴져서 고마웠고, 농담으로라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말을 하지 않고 다녀서 신경 쓸 일이 전혀 없었다. 서로에게 스며드는 대화는 포근한 엄마품 같아서 맘 편히 다녔다. 대학생 조카는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손가락 하나로 척척 다 해냈다. 어느 곳으로든 갈 수 있는 차편을 알아내고, 어떤 음식이든 먹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