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이탈리아 2017 18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피사에서 공항으로

2017.01.19. 목. 아침 5시에 모닝콜이 울렸다. 기대하지 않은 모닝콜이라 당황했다. 난 5시 15분에 알람을 해 놓은 상태라서 그냥 일어났는데... 5시 50분에 알람을 맞춰놓은 평화는 예정시간보다 한시간 가량이나 일찍 일어나는 것이 몹시 억울(?)하다는 듯 궁시렁댄다... ㅋ...ㅋ... 아주 피곤한 모양이다. 아니 사실 우리 모두는 장시간의 여행을 힘겨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내색하지 않고 있을 뿐이리라.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여유롭게 준비를 마치고 시간에 맞춰 호텔식당으로 내려갔더니 아직 문이 열려있지 않았다. 우리가 너무 부지런한가... ㅠ... ㅠ... 잠시 후 호텔직원의 뒤를 따라 들어가 조식을 마치고 7시 30분에 체크아웃했다. 무사히 마지막 날 일정을 소화..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피렌체(3) - 두오모성당과 단테의 집

2017.01.18. 수(3). 시뇨리아광장에서 나와 단테의 집으로 갔다. 해가 기울어진 어스름한 빛에 노출된 단테의 집은 참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차분해 보였으며, 왠지 철학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저 집 어딘가에서 위대한 작품을 써 내려갔을 단테... 그의 작업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림으로 그려진다. 나도 저런 분위기의 집에서 글을 쓰며 살고프다... ㅋ..ㅋ... 5시 조금 지났는데 금방 어둑어둑해지는 분위기 때문에 서둘러 두오모성당으로 갔다. 피렌체의 상징이라고는 하지만 내 눈앞에는 믿기 어려운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사진으로 보던 감흥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이렇게 멋지고 독특한 건물의 설계는 누가... 우와^^... 두오모성당의 아름다움에 놀라고 있는 사이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7시까지 ..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피렌체(2) - 씨뇨리아광장과 베키오다리

2017.01.18. 수(2). 미켈란젤로언덕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피렌체 시내로 향했다. 모든 문명의 부흥기 르네상스를 일으킨 사람들인 단테, 마키아벨리, 갈릴레오,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고향이며, 레오나르도다빈치가 살았던 곳이고,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진 도시 피렌체는 ‘꽃의 도시’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단다. 아르노강 주변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들을 상상해 본다. 대형버스는 도시 안으로 진입할 수 없어서 강가에 주차시켜 놓아야 한단다. 우리는 휠체어로 시내를 누빌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아르노강변에 있는 도로에서 내렸다. 아름다운 꽃 대신 차가운 강바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변에서 씨뇨리아광장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평평하지 않은 길 위를 휠체어로 달리면 허리에 무리가..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피렌체(1) - 미켈란젤로언덕

2017.01.18. 수. 오늘은 드디어 피렌체행이다. 호기심과 궁금함과 기대감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면 허풍이겠지... 피렌체는 로마보다 북쪽에 있으므로 조금 춥지 않을까 걱정은 되었다. 시차 적응의 어려움이 점점 더 심해져서 3시에 잠이 깼다. 호텔에 맡겨놓았다가 공항에서 받을 큰 가방과 피렌체에서 하루 묵을 가방을 어제 따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떠날 준비는 간단했다. 조금 일찍 조식을 마치고 8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우니베르소호텔 로비에 모여 버스를 기다리면서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교황님을 알현하고 싶어 간절히 기도했다는 귀종언니는 어제 자유일정 시간에 산피에트로성당에 다시 갔단다. 마침 어느 추기경의 죽음으로 교황이 미사를 직접 집전하는 날이어서 소원이 이루..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5) - 스페인광장

2017.01.17. 화(2). 트레비분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명품거리를 지나 스페인광장으로 향했다. 15세기 로마시내에서 가장 늦게 개발되었다는 스페인광장은 마차가 쉬어가는 휴게소 같은 곳이었단다. 광장에 서서 올려다보면 계단 뒤편에 두 개의 종탑이 보이는데 그 삼위일체성당의 위엄이 압권이다. 광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 점심을 먹으러 줄지어 달려간 곳은 이탈리아 식당이었다. 내부가 화려한 식당이지만 많은 휠체어가 다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장소로는 다소 불편했다. 그래도 한쪽 커다란 룸에 모여서 즐겁게 피자를 먹었다. 지우 덕분에 후식으로 값비싼 젤라또를 먹었다. 시중 가격의 3배는 될 것 같아 괜스레 걱정이... 우리는 다시 스페인광장으로 가서 오후의 일정을 ..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4) - 판테온과 트레비분수

2017.01.17. 화(1). 첫날에 가보지 못했던 로마 거리를 마저 돌아보기 위한 자유일정의 날이다. 자유일정이라고는 하나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보는 계획이라 오전에는 버스로 함께 움직였다. 첫 번째 목적지인 판테온 근처에서 버스를 내렸다. 돌길을 지나서 어느 정도 들어가야 볼 수가 있다는데 날씨가 꽤 쌀쌀하다. 모자와 스카프로 보온을 유지하면서 휠체어로 달려가다가 어느 담 모퉁이를 돌자마자 거대한 기둥의 모습이 드러났다. 현재까지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로마시대의 건축물은 콜로세오와 판테온 2개뿐이란다. 첫날 콜로세오는 다녀왔고, 오늘은 신의 설계로 만들어졌다는 판테온... 교과서에 실린 사진에서 보던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보는 순간 그 웅장함에 놀라움과 경이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 ‘모든 신들’을 의미..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나폴리와 소렌토

2017.01.16. 월. 오늘은 나폴리와 소렌토행이다. 9시까지 모여 떠나려던 계획은 버스의 리프트 고장으로 지연되었다. 언제 해결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기분도 착잡했다. 여섯살 첫사랑의 추억과 연결된 장소 '돌아오라 소렌토로'로 가는 길은 역시 험난하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피식 웃었다. 팀원들은 참을성이 많아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간간히 웃음꽃도 피우면서 시간을 기다린다. 리프트를 고치는 것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아 중간에서 차를 바꿔 갈아타고 가야 했다. 고속도로 가까이에 있는 옅은 황토색 건물들이 흐린 날씨로 인해 좀 우중충한 느낌을 가중시켰다. 멀리 보이는 집들은 우리나라 집들과 비슷하게 보였지만 색감은 아주 달랐다. 고풍이 깃들어 있는 색감이었다. 낮은 들판은 연초록 초원이..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연합교회 -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 공연

2017.01.15. 일. 오늘은 드디어 공연이 있는 날이다. 평소와 같이 일어나서 호텔 식당에서 평화와 함께 식사를 하고, 혼자 있을 해님의 방으로 가서 조금 놀았다. 일찍 미사를 드리러 가는 팀은 근처 마조레성당으로 갔고,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가는 팀은 오후 2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테르미니역 주변을 돌아보자는 의견에 합의를 하고 셋이서 나갔다. 드디어 우리 셋이 함께 돌아다닐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종알대며 역으로 갔더니 다른 팀들도 먼저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작고 귀여운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는 양이 너무 적어 나누어 마실 수 있는 커피는 아니다. 아주 조금만 입에 물고 진한 향을 음미하며 즐겨보았다. 역을 나와 주변의 거리를 활보하다가 슈퍼에 들렀지만 기념품으로 찾고 있..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바티칸(2) - 베드로대성당

2017.01.14. 토(2). 우리는 바티칸성벽을 따라 행진하여 베드로성당을 향해 갔다. 전동휠체어가 없었으면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거리인 휠체어 드라이브 길... 유일무이한 여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 너무 멋진 추억을 남기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신 우리 리더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입구에서 검색을 마치고 들어가는데 광장을 둘러싸며 높게 치솟아 있는 기둥들이 분위기를 우선 압도한다. 온갖 위엄을 갖추고 서있는 상아빛의 대리석 기둥들... 그 사이를 지나 광장을 옆으로 바라보며 성당을 향해 갔다. 4세기 콘스탄티누스대제에 의해 세워져 르네상스시대에 재건된 산피에트로대성당에는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돔과 조각상 피에타, 바로크의 거장 잔베르니니가 만든 발다키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