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대로라면, 지금은 킨텍스 넓은 강의실 의자에 앉아 AI 활용 강의를 듣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나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밖에 나가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거나, 혼자 가기가 싫어졌다거나, 안내 문자를 받지 못했다거나 등등의 핑계를 찾아 내 방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나가지 않은 혹은 나가지 못한 나를 향한 자책이다.
2년쯤 전에 ChatGPT 어플을 무료로 내려받았다. 그리고 가끔 조언을 구하고 궁금증을 해결하곤 했다. ChatGPT가 2022년 11월 말에 출시된 것에 비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70대의 노인이니 그 정도 활용하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는데, 갑자기 요즘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너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어서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못하고 살면 진짜 문맹인이 될 것 같다. 오래전 인터넷의 확산으로 컴퓨터가 일반화되기 시작할 때도 그랬다. 컴퓨터를 모르면 약국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고 해서, 국가기관이나 약사회에서 실시하는 컴퓨터 관련 강의들을 찾아 열심히 배우러 다녔다. 그때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AI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활용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지역도서관, 문화센터 등의 강의를 찾아보았다. 유튜브 강의 보다는 고전적인 강의실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서 면대면 강의를 찾곤 했었는데, 내가 접근할 만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던 차에, 노인복지관에서 AI 활용 교육이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인공지능 관심 덕분에 처음으로 노인복지관을 찾아가 회원으로 등록하고 알아보았더니 엄청나게 많은 노인들이 수업을 신청해서 대기 번호가 길단다. 때마침 파주 지역에서 무료 강의가 있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떴다. 신청하려 했더니 65세 미만이어야 한단다. 힘이 빠진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려는 의지를 놓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현실의 한계를 마주하면 마음이 약해진다.
오늘 강의는 후원기관의 광고를 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시간이 널널한 나로서는 크게 괘념치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신청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불참이다. 아, 어쩌나. 별로 친하지 않은 유튜브에 기댈 수밖에 없나 보다. 사실 얼마 전에 AI 관련 유튜브를 찾아보긴 했다. 그런데 어려웠다. 할루시네에션에 대한 대목이 그냥 스쳐 지나가지지 않았다. 알고리즘과 연결해서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한계가 느껴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짚을 수 있을 때까지는 책상 앞에 편안히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영상으로 배워야겠다. 이러한 의욕은 10년의 은둔생활 마무리로 나타나는 것 같다. 호기심 많고, 궁금증 많은 나, 그 본연의 내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라고나 할까.
'Documantary&Faction > My Story In His Hand(1955~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실버시대 - 71세... 일흔이 넘으니... (0) | 2026.03.18 |
|---|---|
| 실버시대 - 여권 사진 단상 (2) | 2026.01.22 |
| 실버시대 - 루틴 점검 (0) | 2025.12.30 |
| 실버시대 - 허무한 기대감 (0) | 2025.11.11 |
| 실버시대 - 노인으로 살 준비가 아직... (0) | 2025.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