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같이/Minimal Life

71세... 일흔이 넘으니...

truehjh 2026. 3. 18. 10:10

 

이번 71번째 생일은 칭다오 여행 중에 맞이했다. 일흔한 번째의 생일이라니...!

70대의 생일에 느껴지는 감정은 60대까지의 생일들과는 전혀 다르다. 세월이 흐를수록 인생이 줄어든다는 느낌보다 오히려 가벼워진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 더 이상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다.

 

60대의 삶은 내면으로 들어가 자신의 단단함을 추구했던 시간이었다고 한다면, 내 70대의 삶은 어떤 시간이 되어야 할까. 나의 70대는 60대까지의 삶과는 많이 다른 삶을 살게 될 것 같아 기대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일흔 전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고나 할까. 실제로 일흔을 넘기면서부터 삶이 조금씩 달리 보이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내 인생을 뒤흔들면서 놓아주지 않았던 장애라는 거절감이 이제는 그리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업적이라고 할 것은 없지만 수많은 경험도 마찬가지다.

 

일흔이 넘으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고, 나 자신을 포장할 필요도 없어서 편하다. 인정받으려고 애쓸 필요도 없으므로 과거와 미래에서 벗어날 수 있어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충실하게 살고 싶어진다. 예전에는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놓치고 살았다.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먼 계획보다 오늘 가능한 행복을 선택하고, 거창한 목표 대신 몸과 마음의 건강이 허락하는 즐거움,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이나 재미를 찾으려 한다. 혼자서라도 씩씩하고 용감하게, 그리고 자발적인 감사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아직 한가지 신경 쓰이는 일이 있다면 소리들이다. 지난 세월에 참여했던 모든 과업들이 거의 정리가 되었고, 연관된 사람들이 모두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정리된 인연을 제외한 모든 인간관계 역시 안정권에 들어가 있는데, 아직 소리들만 미완성으로 불안정하게 남아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시간표를 작성해 소리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힘에 겹다. 내 나이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마음만 앞서가는 것 같기도 해서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해야 될 것 같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이 들수록 자신의 내면을 부단히 가꾸고, 타자를 향해 의식을 열며, 자기가 믿는 가치를 삶으로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보자는 생각이다.

 

노후에는 누가 내 옆에 있느냐보다, 내가 얼마나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나 자신을 잘 지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감사하는 마음이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치매 인자가 잠재되어 있는 사람이 오래도록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긍정적인 사고방식, 적극적인 생활 태도, 밝은 성격이 필요하단다. 굳이 그 연구 결과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리고 치매인자가 잠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만사를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적극적인 생활 태도로 임하면서 밝은 웃음 띄운 얼굴로 사람을 만나고 모든 순간에 감사하며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이러한 삶의 태도가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몸에 익어 자연스러워지기를 기도한다. 그리하여 남은 삶이 좀 더 가벼워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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