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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피렌체(1) - 미켈란젤로언덕

2017.01.18. 수. 오늘은 드디어 피렌체행이다. 호기심과 궁금함과 기대감으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면 허풍이겠지... 피렌체는 로마보다 북쪽에 있으므로 조금 춥지 않을까 걱정은 되었다. 시차 적응의 어려움이 점점 더 심해져서 3시에 잠이 깼다. 호텔에 맡겨놓았다가 공항에서 받을 큰 가방과 피렌체에서 하루 묵을 가방을 어제 따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에 떠날 준비는 간단했다. 조금 일찍 조식을 마치고 8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우니베르소호텔 로비에 모여 버스를 기다리면서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교황님을 알현하고 싶어 간절히 기도했다는 귀종언니는 어제 자유일정 시간에 산피에트로성당에 다시 갔단다. 마침 어느 추기경의 죽음으로 교황이 미사를 직접 집전하는 날이어서 소원이 이루..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5) - 스페인광장

2017.01.17. 화(2). 트레비분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명품거리를 지나 스페인광장으로 향했다. 15세기 로마시내에서 가장 늦게 개발되었다는 스페인광장은 마차가 쉬어가는 휴게소 같은 곳이었단다. 광장에 서서 올려다보면 계단 뒤편에 두 개의 종탑이 보이는데 그 삼위일체성당의 위엄이 압권이다. 광장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 점심을 먹으러 줄지어 달려간 곳은 이탈리아 식당이었다. 내부가 화려한 식당이지만 많은 휠체어가 다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장소로는 다소 불편했다. 그래도 한쪽 커다란 룸에 모여서 즐겁게 피자를 먹었다. 지우 덕분에 후식으로 값비싼 젤라또를 먹었다. 시중 가격의 3배는 될 것 같아 괜스레 걱정이... 우리는 다시 스페인광장으로 가서 오후의 일정을 ..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4) - 판테온과 트레비분수

2017.01.17. 화(1). 첫날에 가보지 못했던 로마 거리를 마저 돌아보기 위한 자유일정의 날이다. 자유일정이라고는 하나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보는 계획이라 오전에는 버스로 함께 움직였다. 첫 번째 목적지인 판테온 근처에서 버스를 내렸다. 돌길을 지나서 어느 정도 들어가야 볼 수가 있다는데 날씨가 꽤 쌀쌀하다. 모자와 스카프로 보온을 유지하면서 휠체어로 달려가다가 어느 담 모퉁이를 돌자마자 거대한 기둥의 모습이 드러났다. 현재까지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로마시대의 건축물은 콜로세오와 판테온 2개뿐이란다. 첫날 콜로세오는 다녀왔고, 오늘은 신의 설계로 만들어졌다는 판테온... 교과서에 실린 사진에서 보던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보는 순간 그 웅장함에 놀라움과 경이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 ‘모든 신들’을 의미..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나폴리와 소렌토

2017.01.16. 월. 오늘은 나폴리와 소렌토행이다. 9시까지 모여 떠나려던 계획은 버스의 리프트 고장으로 지연되었다. 언제 해결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기분도 착잡했다. 여섯살 첫사랑의 추억과 연결된 장소 '돌아오라 소렌토로'로 가는 길은 역시 험난하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피식 웃었다. 팀원들은 참을성이 많아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간간히 웃음꽃도 피우면서 시간을 기다린다. 리프트를 고치는 것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아 중간에서 차를 바꿔 갈아타고 가야 했다. 고속도로 가까이에 있는 옅은 황토색 건물들이 흐린 날씨로 인해 좀 우중충한 느낌을 가중시켰다. 멀리 보이는 집들은 우리나라 집들과 비슷하게 보였지만 색감은 아주 달랐다. 고풍이 깃들어 있는 색감이었다. 낮은 들판은 연초록 초원이..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연합교회 -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 공연

2017.01.15. 일. 오늘은 드디어 공연이 있는 날이다. 평소와 같이 일어나서 호텔 식당에서 평화와 함께 식사를 하고, 혼자 있을 해님의 방으로 가서 조금 놀았다. 일찍 미사를 드리러 가는 팀은 근처 마조레성당으로 갔고,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로 가는 팀은 오후 2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테르미니역 주변을 돌아보자는 의견에 합의를 하고 셋이서 나갔다. 드디어 우리 셋이 함께 돌아다닐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종알대며 역으로 갔더니 다른 팀들도 먼저 와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작고 귀여운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는 양이 너무 적어 나누어 마실 수 있는 커피는 아니다. 아주 조금만 입에 물고 진한 향을 음미하며 즐겨보았다. 역을 나와 주변의 거리를 활보하다가 슈퍼에 들렀지만 기념품으로 찾고 있..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바티칸(2) - 베드로대성당

2017.01.14. 토(2). 우리는 바티칸성벽을 따라 행진하여 베드로성당을 향해 갔다. 전동휠체어가 없었으면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는 거리인 휠체어 드라이브 길... 유일무이한 여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 너무 멋진 추억을 남기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신 우리 리더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입구에서 검색을 마치고 들어가는데 광장을 둘러싸며 높게 치솟아 있는 기둥들이 분위기를 우선 압도한다. 온갖 위엄을 갖추고 서있는 상아빛의 대리석 기둥들... 그 사이를 지나 광장을 옆으로 바라보며 성당을 향해 갔다. 4세기 콘스탄티누스대제에 의해 세워져 르네상스시대에 재건된 산피에트로대성당에는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돔과 조각상 피에타, 바로크의 거장 잔베르니니가 만든 발다키노가 있다. ..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바티칸(1) - 시스티나성당

2017.01.14. 토(1). 드디어 바티칸 방문이다. 상상 속에서 가장 궁금했던 나라 바티칸... 바티칸은 도시형 국가로 입법, 사법, 행정, 경제, 외교, 군사 등에서 독자적인 권한을 행사하며, 경복궁보다 조금 더 큰 영토에 약 900명의 시민이 있다고 한다. 오전 9시 전에 가면 기다리는 시간이 짧다고 하는데 우리는 10시 반에 입장을 예약해 놓았단다. 9시까지 제노바 호텔 앞에서 모이기로 했다. 시간에 맞춰 나가보니 어제 문제를 일으켰던 버스가 아니고 새로운 버스가 와서 대기하고 있다. 버스에 오르는 대장정이 시작되었고, 단원들의 인내심은 대단했다. 하긴 이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별로 없으니까 리프트가 무사하기만을 바랄뿐이다. 그리고 버스는 출발하여 천사의 성과 떼베레강을 지나갔다. 우리가 내..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3) - 진실의 입과 성마조레성당의 야경

2017.01.13. 금(3). 전수동 휠체어를 타고 빗줄기 거센 로마의 시내를 달린다는 것... 상상만 해도 신나는 일인데 실제로 그랬다. 내 인생에서 유일무이한 하루가 아닐까. 나는 이런 해방감과 속도감으로 인해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수분을 품은 촉촉한 공기 속에서 역사의 발자취를 드러내고 있는 옛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그 현장이 오히려 따스한 햇살 가득한 날의 로마보다 훨씬 더 생동감 있고, 역사의 시간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진실의 입을 확인하러 빗속을 뚫고 달려가 산타마리아인코스메딘성당의 아래층 한쪽 벽면에 있는 진실의 입 입구에 모였다. 영화 을 연상시키는 한 장면을 연출하려는 듯 손을 넣고 기념사진을 찍을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2) - 포로 로마노와 비토리오에마누엘레2세 기념관

2017.01.13. 금(2). 콜로세오를 빠져나와 포로 로마노로 가는 길에 들어서면서 우산을 꺼내 들었다. 비가 또 다시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사실 오전 내내 몹시 차갑고 습기찬 바람이 불어 무척 추웠다. 으슬으슬 몸이 떨리면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이크... 여행 와서 아프면 큰일이다. 여기서부터 베네치아광장까지 휠체어를 타고 달려 가야한다는데 긴장감을 놓치지 말자고 혼자말을 하며 다녔다. 팔라티노 언덕과 연결되어 있는 포로(포럼) 로마노는 고대 로마 시대의 민주정치와 상업, 법률의 중심지로 상거래와 회의를 하던 공간이다. 얼핏 보면 폐허와 같은 모습이지만 지금까지도 발굴 작업과 복원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서 예전의 번성했던 로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소다. 오래전 인간들이 살아 숨 쉬던 현..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로마시내(1) - 콜로세오와 콘스탄티누스개선문

2017.01.13. 금(1). 오늘은 로마시티투어로 일정이 잡힌 첫날이다. 호텔 조식을 끝내고 9시까지 집합장소로 나가는데 찬바람이 심상치 않다. 날씨는 잔뜩 흐려있고, 빗방울이 떨어지다 말다 하여 으스스하다. 날씨가 이러면 제일 먼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휠체어의 배터리가 젖지 않도록 하는 것이란다. 이미 해님이 자상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해놓았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배터리와 스틱이 젖지 않도록 비닐커버를 씌우고 얼른 출발했다. 제노바호텔 앞에 버스가 정차해 있었다.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거리에서 리프트를 통해 훨체어로 오르고 내려야 한다. 그 과정과 시간이 장난이 아니고, 층계를 통해 올라가는 단원들의 휠체어를 차의 트렁크 안으로 따로 옮겨야 하는 수고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장님과 지휘자님의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