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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인천공항 출발과 로마공항 도착

여행에서 돌아온 후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이제야 정신이 좀 드는 것 같다. 입이 깔깔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어서 먹고 싶은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시차 문제가 이렇게 심하게 작용한 적은 처음이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로마, 바티칸, 쏘렌토, 피렌체에 다녀왔다는 사실이 비몽사몽간에도 문득 문득 감사하여 가슴이 벅차올랐다. 특히 르네상스 거장들의 작품과 그들이 살아 숨 쉬던 곳을 직접 찾아보고 느낄 수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감이 생겨 기뻤다. 평화와 해님과 함께 먼거리 여행을 해보고 싶어서 결정한 여행이었는데, 휠체어합창단원들과 함께 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 물론 생소하고 모험적인 경험이었지만 여행지가 주는 경이감으로 인해 모두가 잘..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어느새 D-2...

2017.01.10. D-2 감기로, 나라 걱정으로, 연말연시 계획과 점검으로, 마음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고 정처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D-2... 이제 이틀 후에는 로마로 떠나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진다. 뭔가 개인 준비가 부족한 상태인 것 같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난 토요일에는 이음센터에서 로마팀 최종 연습이 있었다. 최근에 로마 공연에 참가하는 단원들과 식구들이 꽤 늘었나보다. 그 많은 휠체어가 로마 공항과 시내를 누비고 다닐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되면서도 궁금함과 동시에 염려가 생긴다. 특히 내가 전동 휠체어를 자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휠체어로 움직일 때 발생하는 문제에 적절히 잘 적응해 낼 수 있을는 지에 대한 걱정도 있다. 사실 어떤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우리 ..

[2017 흴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D-50 로마로 가려면 전수동휠체어가 필요하다...

2016.11.23. D-50 휠체어합창단의 일원이 되어 로마로 해외공연 가는 날이 50일 남았다. 지금부터 서서히 여행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느껴지는 어려움은 비슷하다. 여행할 때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여러 가지 고민들, 해결해야하는 문제들 때문에 여행지에 대한 설렘은 반감되곤 한다. 부수적으로 따르는 잡다한 것들의 해결이 우선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늘상 뒤따르던 문제들 위에 하나가 더 얹혔다. 전수동휠체어를 빌리고 관리하는 문제다. 그리고 빌리는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운반 역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나는 장콜(장애인 콜택시)이라는 교통수단을 사용할 등급이 아니므로 휠체어에 앉아서 이동해야 하는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가 없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는 해님은 선..

[2017 휠체어합창단 로마공연&여행] D-70 휠체어합창단의 로마공연 소식

나라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어지러워지고 있다. 대통령이 권력을 부여한 주체를 잊고 자격 없는 개인과 함께 권력을 사유화한 초유의 사건이다. 이 사건은 우리가 가진 사고와 언어의 능력을 앗아가고 있다. 도저히 헤어 나올 수가 없는 이 상황에서 로마로 여행할 마음의 준비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미 계획되어 있던 일이니까 여행지에 대한 공부도 시작해야겠고 준비과정도 기록으로 남겨야겠기에... ㅠ... ㅠ... 2016.11.03 우리 나이에는 절친들과 함께 여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니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스라한 로망일 뿐이었다. 지금까지 여러번 계획하고 시도해 보았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실제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여럿이서 함께 여행다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친..

20160916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

2016.09.16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잠들어 계신 곳에 다녀온 동생은 식구들을 데리고 드라이브에 나선다. 원래는 도토리가 ‘바다가 보고 싶다’고 원을 하여 시작된 가족나들이인 것 같은데 내가 눈치 없이 같이 가는 것은 아닌가 하고 처음엔 사양을 했다. 이렇게 네 명이 합쳐서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 하는 것도 오랜만이라는 도토리와 도토리 엄마의 권유에 못이기는 척하고 결국은 따라 나섰다. 무의도에 가서 해물칼국수를 먹고, 동생이 아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실 예정이어서 과일과 송편을 몇 개씩 먹고 가볍게 떠났다. 막히지 않고 잘 달려가다가 무의도 가는 배를 타는 곳까지 약 3Km 남겨 놓고는 계속 차들이 빠지지를 못하고 있다. 지쳐서 차를 돌려 되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우리도 차선을 바꿔서 을왕리 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