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중국(2016)

[2016년 휠체어로 중국 서안을 누비다] 한양릉

truehjh 2016. 9. 7. 20:15

2016.08.02(화).

 

예정에는 없었던 한양릉에 들렸다가 서안의 함양국제공항으로 가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을 일찍 먹고 서둘러 짐을 싸서 차에 올랐다. 한양릉은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건설하다가 발견한 한나라의 네 번째 황제인 경제의 능원이란다. 휠체어를 호텔에 돌려 준 터라 이 넓은 능을 어떻게 다니나 걱정을 하고 있는데 가이드가 표를 사러 갔다가 관리실에서 휠체어를 빌려다 주었다. 가이드의 특별한 도움을 받은 것 같아 고마웠다. 하지만 휠체어를 미는 일이 없을 줄 알았던 동생은 다시 휠체어를 밀어야 했고, 나는 다시 휠체어에 앉아 마지막 코스를 달려야 했다... ㅎ...ㅎ... ㅠ... ㅠ...

  


 

현대화된 지하박물관은 지하의 갱도 위에 유리로 포장된 통로를 만들고 유리를 통해 발 아래로 배장품들을 볼 수 있게 했다. 병마용에 있는 토기의 1/4 크기라니 무제는 진시황보다 욕심이 적은 황제였나 보다. 중국의 황제들은 왜 그들의 사후세계에 이리도 관심이 많았을까... 살았을 때 필요한 온갖 물건과 동물과 곡식 등등... 그리고 사람들까지도 다 가지고 사후세계로 떠나야만 했던 그들... 그 곳에 가서도 그렇게 호화스럽게 살기 위함이었을까. 아니면 사후에 대한 걱정이 그리도 심각했을까. 중요한 문제이긴 했을 것 같지만... 사후세계에 집착한 황제들의 삶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능에서 나와 공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헤어지는 인사를 했다.  커다란 사고 없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단다. 만나면 헤어지는 인생사... 가이드와 기사와 16명의 단체 식구들은 이제 모두 만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간다. 한편의 추억을 남기고...

  



 

오후 5시가 되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동생의 친구가 내 차를 가지고 나와 있었다. 공항으로 픽업 나오는 길에 차의 뒷바퀴가 펑크나서 고생했다는 무용담을 들으며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여기의 날씨도 장난이 아니게 덥다고 하는데 저녁시간에는 약간의 바람이 불고 구름이 있어 견딜만 했다.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고생한 식구들과 픽업해준 동생친구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저녁을 샀다. 동생은 후식으로 팥빙수를 샀다. 함께 먹으며 재밌는 수다의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들어와 가방을 풀고, 짐정리를 대충했다. 밤이 되니 다시 끈끈한 무더위가 엄습한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질릴 정도... 으휴... 더워...



  

휠체어와 함께 한 이번 중국 서안 여행은 뜨거운 여름날, 최대의 고생 속에, 최대의 호사를 누리며 다닌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출국절차를 밟을 때 서안 공항에서는 휠체어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신청해 놓았었기 때문에 중국인의 휠체어서비스를 받았다. 여행 중에는 호텔에서 보증금을 내고 휠체어를 빌린 덕분에 웬만한 거리는 거의 휠체어로 다녔다. 이렇게 풀로 휠체어서비스를 받으면서 다닐 수 있었던 것은 동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은 너무 넓어 많이 걸어야 하고, 사람과 계단도 너무 많다. 그래서 더욱 이번 서안여행기가 중국의 마지막 여행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마지막이라는 단어에서 또 다른 욕망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동생 왈... 장가계는 효도여행이라 편리할 것이란다. 노인들도 편하게 다닐 수 있다고 바람을 넣는 바람에 장가계까지는 다녀오고 중국여행을 끝낼까... 이렇게 마음이 또 살짝 흔들린다.


리도 마음이 가볍게 움직여서야... 참으로 결심이란 것은 천하에 효험이 없다...ㅎ...ㅎ... 자신감이 없어지니까 내 생각대로 밀고나가는 일이 힘겨워지고 자꾸 주변의 의견에 흔들리기 일쑤다. 어떤 생각을 바위처럼 굳건하게 지니고 있기가 이렇게 어려우니... 나원참참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