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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유럽 4개국 도시] 영국 런던(2) - 런던 빅버스 시티투어

2019.08.21.수(2). 런던 빅버스 시티투어   오래 기다리지 않아 레드 노선 빅버스가 도착했다. 런던 시내를 세 시간 정도 순환한다는 레드 노선버스를 타고 본격적인 런던 빅버스 시티투어를 시작하려 한다. 버스에 올라 1층에서 이어폰을 받아 들고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덮개가 있는 앞자리가 비어 있어 그곳에 모두 앉았다. 오디오 가이드에는 한국어 설명이 없어 영어채널로 맞춰놓았다. 집중해서 들어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잘 알아들을 수 없었고, 중간중간 들리는 대명사나 동사들을 모아 대충 내용을 짐작해 볼 뿐이었다. 어느 정류장에선가 해설사가 올라와 승객들의 반응에 따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늘어놓는다. 오디오 가이드보다는 많은 정보와 흥미를 줄 것 같은데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

[2019 유럽 4개국 도시] 영국 런던(1) - 런던의 아침

2019.08.21.수(1) 런던의 아침     시차 때문에 새벽 2시 반에 깼다. 3시간도 채 못 잔 것 같다. 자려고 노력했지만 잠이 안 와서 핸드폰을 뒤적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메모장에 글을 남겼다. ‘나는 왜 여행을 하는가?’ 답을 찾지 못할 질문인 것을 알기에 그냥 질문으로만 남겨두었다. 이런저런 생각과 쓸데없는 걱정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다가도 한켠에서는 감사의 마음이 밀려들어 뒤엉킨다. 어쩌면 이러한 뒤엉킴이 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대낮인데 침대에 누워있자니 정신이 점점 말똥말똥해진다. 여러 시간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가 일어났다. 다른 식구들도 다 잠을 못자고 있는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갈 때쯤이면 시차적응이 되려나. 창밖은 환해지고 있는데 누워있기도 ..

[2019 유럽 4개국 도시] 아주 긴 하루(2) - 바르샤바에서 런던으로

2019.08.20.화. 아주 긴 하루(2) (바르샤바 – 런던) 영국시간으로 6시 10분에 런던시티공항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휠체어서비스 직원을 찾아 서비스를 받고 나왔다. 공항은 나 정도로 걸을 수 있는 장애인에게는 서비스가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작아 보인다. 짐을 찾는 곳에서 가족들을 만나 무사히 출입구 쪽으로 나왔다. 숙소로 가는 첫 번째 우버를 불러야 하는데 잠시 인터넷 연결이 안 되어 우왕좌왕했다. 그래도 도토리는 당황하지 않고 인내심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니 다행이다. 공항 앞길은 넓고 복잡하다. 우버정류장을 찾아가기 위해 구글지도를 보며 걷느라고 조바심이 났다. 처음부터 정류장 쪽으로 걸어갔어야 하는데, 그곳을 모르고 그냥 큰길로 나와버려서 보행자 금지인 길을 막 건너 택시기사가 손짓하..

[2019 유럽 4개국 도시] 아주 긴 하루(1) - 인천에서 바르샤바로

2019.08.20.화. 아주 긴 하루(1) (인천 – 바르샤바) 10시 55분 폴란드 항공을 이용하기 위해 아침 7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6시쯤 일어나 어제 다 마무리하지 못한 짐들을 정리한 후에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섰다. 공항패션을 상상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복장, 그러니까 비행기 안에서 편리하고 편안할 수 있는 복장을 하고 부스스한 채로 차에 올랐다. 동생 친구가 동행하여 차편 걱정 없이 편히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유 있게 탑승수속을 마쳤는데, 나는 탑승수속을 할 때마다 내심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는다. 휠체어서비스를 이용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풀리지 않는 고민이다. 나에게는 편리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휠체어서비스다. 어정쩡한 상태에서 일단 경유지와 도착지에서 서비스를 받겠다고 답해..

[2019 유럽 4개국 도시] 여행의 시작

혼돈스러운 시차 적응을 끝내려고 7시 반에 알람을 해놓았다. 그러나 그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고, 온몸이 나른하게 늘어져 있어 평상시 처럼 움직이는 것이 어려웠다. 뭘 먹을까를 생각해 봐도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몸이 여행 후유증에서 벗어나려면 아무래도 한참 걸릴 것 같다. 마음은 아닌데 말이다. 오후에는 수영장에 다녀왔다. 다시 심플한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지난 6월부터 유럽여행을 꿈꾸며 지내다가, 8박 10일의 서유럽 4개국의 도시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아직도 여전히 남아있는 여행의 감흥을 즐기다 보면 깊은 가을을 맞이하게 되겠지. 몸 여기저기서 쥐가 나고, 땡기고, 허리의 통증이 지속되고 있지만 맘은 굉장히 편하다. 그래서 이제는 여행기 정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블러..

[2019 유럽 4개국 도시] 언제라도 길 떠날 준비를 하는 순례자처럼...

이번 여행은 자유여행으로 결정한 만큼 오랜 기간 여유있게 여행 일정을 준비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별 결과물 없이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갔다. 남은 이틀이라도 몰두하여서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멍때리는 시간이 많아지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다가올수록 허리와 엉치의 통증에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앞서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사소하지 않은 몸상태의 변화가 일상을 쥐고 흔들고 있어 괴롭다. 여기저기서 드러나는 나 자신의 나약함이 민망할 정도다. 운동을 좀 더 신경써서 하려고 했고, 허리근육을 강화시켜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잘 하지 못했다. 거기다가 습도 높은 더위에 생긴 곰팡이들 때문에 무리를 했다. 곰팡이 처치하느라고 동동거렸더니 허리와 엉치가 더더욱 심하게 아프다. 오히려 ..

[2019 유럽 4개국 도시] 중간 점검

첫 번째 가족 미팅 후, 도토리가 바빠서 두 번째 미팅을 가질 시간이 없었다. 세부일정 계획은 동아리 활동을 잘 마무리하고 난 후로 미뤄두었었는데, 이틀 전에 라보캠프를 무사히 잘 치렀나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유럽 여행 준비를 위해 노트북을 들고 오늘 우리 집에 왔다. 나중에는 작은올케도 왔고 남동생도 들락거리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모여 준비하는 시간도 여행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보냈다. 오후에는 여러 가지 음식거리를 가지고 정원장님이 방문을 해서 모두 함께 나가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하고 들어와서, 지금까지 진행된 것들을 혼자 확인하고 정리해 본다. 8월 20일 떠나서 29일 돌아오는 비행기표는 폴란드항공(바르샤바 경유)으로 구입해 놓은 상태다. 비행날짜에 맞추어 런던에서 ..

201906(3) 무안 디아코니아자매회

2019.06.29 이곳엔 밤새 비가 왔다. 빗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더니 새소리가 아침을 깨운다. 숙소에서 창문을 열고 비오는 숲속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1층으로 내려가 네 명의 언님들과 우리 일행 네 명, 여덟 명이 함께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공동체와 자매회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나와 전경을 사진에 담았다. 침묵기도회가 진행되었다. 오래전 연동교회 성가대 시절에 강화도 수양관 침묵수련회에 참석했던 생각이 났다. 생각이 흘러가도록 그냥 놓아두란다. 지금을 아는 것이 영의 자리이며, 기도의 자리란다. 지금을 놓지지 말아야 영의 세계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도마에게 나타나 못박힌 자욱을 보여주셨던 부활하신 예수님의 상처는 아픔과 고통이 없는 상처라는 말에 영의 세계가..

201906(2) 목포 문화예술회관

근대역사박물관 제1관에서 나와 언덕 아래에 있는 근대역사박물관 제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찾아갔다. 사진으로 목포의 역사와 인물들을 보고 있자니, 일제 침탈의 현장을 마주하는 듯 마음이 복잡해진다. 다시 거리로 나왔다. 사거리 코너에 있는 예쁜 커피집에 이끌리어 들어갔는데 이 건물 역시 적산가옥이었다. 우리는 유자차와 매실차를 마시면서 다리를 쉬어주고 나와 다시 택시를 타고 노적봉 예술공원 방향으로 갔다. 문화예술회관 근처의 박화성 차범석 문학관도 둘러보았다. 노적봉을 뒤로 하고 갓바위 부근의 바닷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도 구경했다. 보조기 때문에 피부가 벗겨져 걸어다니기 힘들고, 다리는 자꾸 쥐가나서 너무 불편했지만, 이렇게라도 다닐 수 있음을 감사드리며 한걸음씩 발자욱을 옮기며 걸..

201906(1) 목포 근대역사박물관

2019.06.28 디아코니아자매회에서 마련한 피정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서둘렀다. 차는 월드에 세워놓고, 마을버스를 타고 운정역으로 가서, 경의중앙선 급행을 타고 서울역으로 간 것이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역사 안에서 차도 마시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예약해 놓은 목포행 KTX를 탔다. KTX를 타고 약 두시간이 지나니 목포역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나온다. 이왕 먼길을 내려간 김에 목포를 좀 돌아다녀 보고 싶어서 정보를 찾아보았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근처 맛집으로 가서 낙지비비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최근에 한창 떠들썩했던 창성장 골목으로 갔다. 허름한 골목에서는 사람들이 별로 눈에 뜨이지 않았다. 살살 슬슬 걸어서 유달산 자락 언덕 위에 있는 근대역사박물관 제1관으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