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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제주도(6)] 새장

2017.11.14 창문 밖에 서있는 나무에 새집 하나가 매달려있다. 바람에 흔들리고... 파도 소리에 흔들리고... 물결 부서질 때마다 흔들리는 새장이다. 흔들리는 기반 위에 서있는 저 새는 어떤 방법으로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뭇잎 흔들릴 때 함께 흔들리며 자신을 다 내어 놓고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외줄타기 하고 있는 모습이 의연하기만 하다. 누가 키우고 있는 새일까.

[2017-11 제주도(5)] 금성교회

2017.11.12 역사가 깊다는 금성교회에 참석해 주일 아침예배를 드렸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감사주일을 지키는 모습이 정겨웠다. 옛날 우리 시절의 교회 풍경이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선하심이 영원한 것에 감사하여야 한다는 말씀이 전달되었다. 교회에 다녀와서 라면을 끓여먹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조용한 해변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몇 채의 낮은 집들과 돌담이 인상적이었다. 돌담 안에서는 양배추와 브로콜리들이 싱싱한 초록빛을 띠고 한가하게 자라고 있다. 구멍 뚫린 검은 돌 위를 걸어 바닷물 가까이 가서 한참 수평선을 바라보다 들어 왔다.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자전거 무리들이 있었지만 너무 고요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석양의 하늘을 무채색으로 물들인다.

[2017-11 제주도(3)] 병원으로...

2017.11.10 아침에 과일과 달걀을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은 오후진료 예약에 맞춰서 가지만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일찍 서둘러 나갔다. 우리가 찾아간 맛집은 시레기국밥집이었는데 만족스런 음식 맛은 아니었다. 제주대학병원 주차장 입구에는 휠체어차량의 주차구역이 남아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가 나타난다. 휠체어마크가 장애인 주차공간을 미리 알려주고 있다. 세련된 구조라는 생각과 함께 사람이 우선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어울리는 씨스템처럼 느껴졌다. 영상실에서 진료실로... 진료실에서 영상실로... 다시 안내데스크로 왔다갔다 하는 줌마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다 보냈다. 물론 이러려고 왔기 때문에 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2017-11 제주도(2)] 제주도로...

2017.11.09 오후 4시 40분에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아시아나를 타고 왔다. 김포공항까지는 용감하게 콜택시를 불렀다. 택시요금은 예상을 벗어났다. 네이버로 알아보라던 콜택시 안내원의 음성이 귀를 울렸다. 네이버에 나온 요금보다 만 원 이상 더 나온 가격을 지불하고 내렸다. 비행기표 구입에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무지하게 손해 본 느낌이 들 것 같았다.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자동 발권기 앞으로 가서 돋보기를 꺼내 쓰고 버튼을 눌렀다. 장애인 할인을 받았기 때문에 자동 발권기에서 탑승권을 발권할 수 없다고 뜬다. 안내원 찾아가서 복지카드 제출하고 표를 받았다. 그런데 검색대를 통과하다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짐을 보겠단다. 미국에서 약사면허 시험을 본 후 기획전에 참가했을 때 기념품..

[2017-11 제주도(1)] 무엇을 할까...

2주 정도 제주도에 머물다가 오려고 비행기표를 구입해 놓았다. 쌓여있는 마일리지로 티켓팅을 하니 공짜로 다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항공사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야물딱지지 못한 나... 알고 보면 이러한 비용까지 애초에 내가 지불한 가격 안에 다 포함되어 있었을 터인데... ㅋ..ㅋ.. 제주도에 가서 할 일 몇 가지를 계획하고 있지만 그녀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걱정은 된다. 그 외에 나를 위해서는 딱히 할 일이 없다. 여행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고... 그렇다고 병문안도 아니고... 그냥 동생집을 잠시 떠나 있는 연습이라고나 할까. 두 달 정도 있다가 오고 싶었는데... 무엇에 쫓기는지 두 주 정도 있다가 올 예정이다. 사실은 커튼도 달고, 가구도 바꾸어 친구집을 좀 정리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