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에 물든 봉숭아 내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 조그만 화단이 있다. 화단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설픈 공간이지만 그래도 그 곳에서는 나무들과 함께 여러 가지 화초들이 자라고 있다. 키가 무릎까지 자란 봉숭아뿐만 아니라 과꽃, 맨드라미, 백일홍 등과 같은 소박한 꽃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우리 아파트에 거주하시는 연세 지긋하신 분이 이런 저런 꽃들을 어디선가 구해다 심어 놓으셨나 보다. 평소에는 그 곳에 무슨 꽃이 심어져 있는가를 눈여겨보지 못하고 지냈다. 헌데 오랜 비가 그친 몇 일전 평소보다 일찍 집으로 들어오던 날에 빨갛게 피어있는 봉숭아꽃을 발견했다. 크고 싱싱한 잎 사이로 붉은색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봉숭아의 붉은 빛이 나쁜 기운을 쫒아내고 질병을 막는다고 하여 예전에는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