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03.15 하루를 또 투쟁으로 시작한다. 항상 투쟁의 연속임을 직시하며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진리를 앞세우고 싶다. 과연 누가 진리를 주장하느냐를 간단히 규정지을 수는 없다. 누구나가 자기의 입장에서 올바른 의견을 주장하는 것이니까. 몇 순수하지 못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난 자꾸 태어나지만 건장한 나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지 이렇다할 나는 없지 않은가.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며 피력하는 나도 없고, PR 하거나 두둔하거나 합리화 시키는 나도 없고, 다만 쓰러져가는 나의 껍데기뿐만이 너절하게 뒹굴고 있으니 어떻게 존재하여야 하는 것일까. 삶의 단면이 뒤죽박죽이라면 그 전체는 어떻게 연결시킬 수가 있다는 것일까. 무척 아둔해졌다. 용기도 지혜도 자꾸 벗어지는 것 같다. 관념도 이지도 퇴색하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