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정우회 송년모임이 있었다. 도착한 순서대로 앉다보니 짖꿎은 남자후배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게 되었다. 건배를 하는데 나에게 ‘얘들아...’라고 선창을 하란다. 내가 “얘들아... ” 하면서 잔을 들면, 후배들이 모두 우렁찬 목소리로 “네... 형님!” 하면서 응수하는 것이다. 쑥스러우면서도 몇 번을 그렇게 하다보니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다. 아마도 남자들이 즐기는 기분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음주문화에 생소한 난 이 분위기를 잘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난 남에게 음식을 건네주는 것처럼 두 손으로 정성스럽게 잔을 따른다. 그냥 그렇게 된다. 음주문화를 따지는 까다로운 사람들은 나의 그런 모습이 못마땅한가 보다. 후배에게는 한 손으로 병을 잡고 그 잔에 따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