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같이/Editing-Writing

[노트] 소리들과 플로라에 이어 참북스...

truehjh 2015. 12. 3. 18:47


이제는 어느 정도 정체성이 확립되어 가는 듯하다. 정말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그 글을 모아 책을 만들어 내면서 살면 되는 것 같다. 이렇게라도 나의 모습을 세워놓을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거의 만족스러운 그리고 아주 자유스러운 정체성을 만들어 갈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난 외톨이라는 감정에 빠지게 되었고, 회갑을 지나면서 그야말로 초조함이 느껴졌다. 이대로 인생이 마무리되어도 되는지에 대한 아쉬움이라고나 할까. 어떤 흔적도 없이 가버리면 그만인 건가라는 회의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뭔가 남기기 위해 또 다른 뭔가를 한다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삶에 대한 증거가 뭔가 눈에 보이는 물체로 남겨지는 것 또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럼 어떻게 뭘로... 이 갈증을 해갈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60이 넘은 나이가 되면 무엇으로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지가 궁금했다. 아니 60이 넘어서 인간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가 늘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은 60이 넘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어떤 이는 화가가 되었다고 하고, 어떤 이는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남의 일이고 나는 어떤 의미 있는 삶을 살아낼 수 있는지가 늘 망설여졌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참북스를 주셨다. 나에게 딱 맞는 장난감이라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그 장난감을 어떤 방식으로 가지고 노느냐, 그리고 어떤 의미를 창출해 내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하나님은 내가 기도한 내용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들은 모두 들어주셨고, 들어주시고 계시다. 들어주시지 않은 기도들은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라고 감히 단정지어 본다. 아쉬운 점도 조금 있지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니 전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감사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