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 222

_ 마흔세 번째 생일

1998.03.16 프리지아 꽃향기로 인해 행복한 날들이 기다린다. 인생이란 왜 이리 감사한 것들로 가득 차 있는지... 태어남 그 자체로... 그리고 살아있다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기쁨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물론 기쁨의 이면에 슬픔이 그리고 행복과 같은 크기로의 불행이 함께 존재하지만, 그 모든 양면적인 것들을 받아들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White Day 라고 사탕도 받고, 또 꽃도 받았다. 그냥 이러한 자그만 일들이 행복으로 느껴지는 것이 감사하다.

_ 마흔두 번째 생일

1997.03.29 만물이 움트고 소생하는 3월 내내 감기환자와 씨름하느라 매일 4~5시간 동안 앉아 볼 틈도 없이 서 있었다. 너무 힘들어 허리가 꺾이는 것 같은 통증을 견디며 버텼다. 식사할 시간이 없어 저녁을 굶으며 150명 조제를 하다보면 사람마다에게서 나는 제각기 다른 냄새 또한 견딜 수 없게 된다. 병든 인간에게서 나는 수많은 악취부터 진한 화장을 한 사람에게서 나는 독한 향수냄새까지 그리고 나에게서 나는 냄새까지 다 느끼면서도 이 역겨운 냄새로부터 탈출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먹지 못해 허기짐에서 오는 욕구불만 또한 대단한 것인데 이 모든 것들을 다 참아낼 수 있게 한 것은 오로지 책임감이라는 것이었다. 단지 약국을 개업하고 있는 약사로써의 책임감일 뿐이다. 이러한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