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 188

201906(2) 목포 문화예술회관

근대역사박물관 제1관에서 나와 언덕 아래에 있는 근대역사박물관 제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을 찾아갔다. 사진으로 목포의 역사와 인물들을 보고 있자니, 일제 침탈의 현장을 마주하는 듯 마음이 복잡해진다. 다시 거리로 나왔다. 사거리 코너에 있는 예쁜 커피집에 이끌리어 들어갔는데 이 건물 역시 적산가옥이었다. 우리는 유자차와 매실차를 마시면서 다리를 쉬어주고 나와 다시 택시를 타고 노적봉 예술공원 방향으로 갔다. 문화예술회관 근처의 박화성 차범석 문학관도 둘러보았다. 노적봉을 뒤로 하고 갓바위 부근의 바닷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차들과 사람들도 구경했다. 보조기 때문에 피부가 벗겨져 걸어다니기 힘들고, 다리는 자꾸 쥐가나서 너무 불편했지만, 이렇게라도 다닐 수 있음을 감사드리며 한걸음씩 발자욱을 옮기며 걸..

201906(1) 목포 근대역사박물관

2019.06.28 디아코니아자매회에서 마련한 피정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서둘렀다. 차는 월드에 세워놓고, 마을버스를 타고 운정역으로 가서, 경의중앙선 급행을 타고 서울역으로 간 것이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역사 안에서 차도 마시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예약해 놓은 목포행 KTX를 탔다. KTX를 타고 약 두시간이 지나니 목포역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나온다. 이왕 먼길을 내려간 김에 목포를 좀 돌아다녀 보고 싶어서 정보를 찾아보았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근처 맛집으로 가서 낙지비비밥을 먹고, 택시를 타고 최근에 한창 떠들썩했던 창성장 골목으로 갔다. 허름한 골목에서는 사람들이 별로 눈에 뜨이지 않았다. 살살 슬슬 걸어서 유달산 자락 언덕 위에 있는 근대역사박물관 제1관으로 올라갔다...

20190302 가평 필그림하우스

2019.03.02. 청량리역에서 여왕님을 만나 가평행 청춘열차를 타기로 했다. 나는 금촌역에서 경의중앙선을 타고 청량리역으로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 약간 들뜬 기분으로 역 밖으로 나왔다. 아주 오랜만에 와보는 청량리역 전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매우 궁금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서성이다가 다시 올라왔다. 옛날 친구들을 만나던 추억의 청량리역 광장은 아니었다. 미리 예약해 놓았던 ITX 열차를 타고 30여분 달려 가평역에 도착했다. 필그림하우스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려면 두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역사 건너편에 눈에 띄는 카페가 보여서 들어갔다. 인테리어가 예쁘게 꾸며진 낯설지 않은 공간에서 가평이 고향인 중학교 단짝친구 생각, 대학 다닐 때 하계봉사에 참여하느라고 가평역에서 친구 기다리던 생각, 그 ..

[2017-11 제주도(9)] 집주변

2017.11.18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마주보이는 창을 통해 바깥 세상을 내다보았다. 마음과는 달리 참 고요한 세상이다. 멀리 보이는 바다의 물색도 곱기만 하다. 점심을 먹으러 한림에 갔다가 각재기국을 먹어보았다. 그냥 생선국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는 수준... 선입견이라는 것을 고치기는 참 어렵다.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려 생필품을 조금 더 사가지고 돌아왔다. 오는 길은 해안길을 타라 올라왔다. 아름다운 해안도로다. 집에 와서 정리를 좀 하고 혼자 해변을 걸어보려고 다시 나왔다. 혼자 걷는 걸음이라 숨통이 트였다. 검은 돌들, 하얀 물살, 구부러진 해안도로... 내일이면 난 육지로 간다. 비행기를 타고...

[2017-11 제주도(8)] 풍차

2017.11.18 비가 온다는 예보로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바가 오지 않으니 나가자는 친구의 성화에 밥도 먹을 겸 못이기는 척하고 따라 나섰다. 노을해안로에서 잡탕밥을...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 태풍은 아닌데 흐리고 바람 심함~ 바닷가 나가지 말라는 경고 문자 발송 중^^ ... 수평선에 하얀 선이 나타난다. 아주 먼 곳의 파도다. 오늘은 강풍특보 발효 중이다. ㅋㅋ 오파도 가 아니고... 오~~~ 파도... 휘청휘청... 제주 바람은 역시 혹독했다. 얕볼 게 아니다. 바람에 날아갈 뻔 했다. 선인장 군락이 예쁜 도로를 잠시만이라도 걸어보라는 친구의 꾀임에 빠져 차에서 내려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는 순간 바람에 휘청 넘어질뻔... 그래도 지팡이 의지해 몇 걸음 더 올라가는데 목에 두른 스카프가 벗..

[2017-11 제주도(7)] 보리빵

2017.11.17 드디어 마침내 보리빵을 샀다. 보리빵 가게 앞을 지나다가 옛 생각이 나서 조금 사가지고 왔다.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조그만 보리빵 가게다. 아주 오래된 동네 빵집이란다. 빵집을 지키고 있는 여인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여러 종류의 보리빵이 있었는데 나는 따끈따끈한 보리빵을 찾았다. 10개씩 넣은 한 봉다리가 6천원이다. 오늘 산 보리빵에서는 엄마 냄새가 난다. 옛날에 엄마가 만들어 주신 밀가루 찐빵과 모양이 비슷하고 크기도 비슷하다. 특히 겉 껍질의 윤기와 매끈함이 그렇다. 빵껍질을 조금씩 벗겨가며 먹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아... 그리운 엄마표 찐빵^^... 차 안에서 먼저 하나를 꺼내 먹어 보았다. 겉껍질은 구수한데 한입 깊게 깨무니 단팥이 나왔다. 실망... 구수한 보리빵..

[2017-11 제주도(6)] 새장

2017.11.14 창문 밖에 서있는 나무에 새집 하나가 매달려있다. 바람에 흔들리고... 파도 소리에 흔들리고... 물결 부서질 때마다 흔들리는 새장이다. 흔들리는 기반 위에 서있는 저 새는 어떤 방법으로 평정을 유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뭇잎 흔들릴 때 함께 흔들리며 자신을 다 내어 놓고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외줄타기 하고 있는 모습이 의연하기만 하다. 누가 키우고 있는 새일까.

[2017-11 제주도(5)] 금성교회

2017.11.12 역사가 깊다는 금성교회에 참석해 주일 아침예배를 드렸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감사주일을 지키는 모습이 정겨웠다. 옛날 우리 시절의 교회 풍경이었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선하심이 영원한 것에 감사하여야 한다는 말씀이 전달되었다. 교회에 다녀와서 라면을 끓여먹고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았다. 조용한 해변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몇 채의 낮은 집들과 돌담이 인상적이었다. 돌담 안에서는 양배추와 브로콜리들이 싱싱한 초록빛을 띠고 한가하게 자라고 있다. 구멍 뚫린 검은 돌 위를 걸어 바닷물 가까이 가서 한참 수평선을 바라보다 들어 왔다.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들과 자전거 무리들이 있었지만 너무 고요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석양의 하늘을 무채색으로 물들인다.

[2017-11 제주도(3)] 병원으로...

2017.11.10 아침에 과일과 달걀을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은 오후진료 예약에 맞춰서 가지만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일찍 서둘러 나갔다. 우리가 찾아간 맛집은 시레기국밥집이었는데 만족스런 음식 맛은 아니었다. 제주대학병원 주차장 입구에는 휠체어차량의 주차구역이 남아있는지를 알려주는 숫자가 나타난다. 휠체어마크가 장애인 주차공간을 미리 알려주고 있다. 세련된 구조라는 생각과 함께 사람이 우선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어울리는 씨스템처럼 느껴졌다. 영상실에서 진료실로... 진료실에서 영상실로... 다시 안내데스크로 왔다갔다 하는 줌마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다 보냈다. 물론 이러려고 왔기 때문에 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