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같이 291

[영태리집] 비 오는 날엔 창가에 앉아

어젯밤 요란했던 천둥번개에 잠을 설치고서도 아침에 들려오는 빗소리가 반가워 일찍 창문을 연다. 평온하고 감미로운 빗소리를 들으며 창가에 앉아있는 시간은 꿈결인 듯 창밖에는 흔들리는 푸른 잎들 사이 공간으로 빗물처럼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물줄기 휩쓸리는 아스팔트 위를 걸어가는 내 젊은 날의 초상이 아른거린다. 나이들면 비오는 날이 싫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비오는 날이 참 좋다. 비오는 날 창가의 평화가 넘실대는 시간에...

걷기라도...

만 10년동안 등록하고 다니던 수영장인데 10년만에 등록을 중지했다. 중간에 어깨 통증으로 몇개월 쉬고, 코로나로 인한 휴관때문에 쉰 기간 외에 이렇게 대책없이 중지한 적은 없다. 코로나가 몇 천명씩 나오는 것도 무서웠는데, 이제는 만명 단위를 넘어가고 있으니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영장에 가고 싶지 않은 것이 주요 이유다. 그대신 하루 15분 이상 걷기로 했다. 마음먹은 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노력해야 한다. 걷지도 않으면 방법이 없다. 공장에 사람이 없는 날은 공장마당을 5~6회 걷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차가 덜 다니는 시간에 집앞 도로라도 걷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방안에서 거실로 왔다갔다 걸어야 한다. 모두 15분 ~ 20분 소요되는 거리만큼 걷는다. 지난 설명절 연휴에는 공장 마..

[영태리집] 내 방안 한 바퀴(3) - 책상 오른편으로

내 방안 한 바퀴 (3) 내 책상 오른편에는 커다란 화면의 TV가 있습니다. 엄마가 보시던 작은 TV를 가지고 있었는데 노안 때문에 화면 글씨가 잘 안 보이더라구요. 얼마 전 스마트 TV로 바꾼 동생은 자기네가 쓰던 커다란 TV를 내 방에 가져다 놓았어요. 여행프로그램 보기에 딱 좋은 커다란 화면입니다. TV 왼쪽 옆에는 각종 서류를 넣을 수 있는 사물함이 있습니다. 내가 책상에 앞에 앉아있을 때에 오른쪽 방향인데, 오른팔 사용이 익숙한 나는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 예를 들면 매직팬, 샤프펜슬심, 사무용칼, 도장, 인주, 작은 돋보기렌즈, 핀 등등이 들어 있습니다. 물론 일기노트와 간단한 서류와 파일들도 있고요. 영수증모음, 명함, 가게부, 편지봉투들, 치실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더 열거할 수 있지만 여..

먹거리 - 황태채 볶음

황태채 볶음 - 황태채의 가시 부분을 제거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볼에 물, 맛술, 매실청, 국간장을 넣고 잘 섞은 후, 손질한 황태채를 담가 5분간 불린다. - 보들보들하게 잘 불려진 황태채의 물기를 꼭 짠다. (황태물은 버리지 않는다.) - 불린 황태에 감자전분을 넣고 잘 섞어 준 뒤, 웍에 기름을 두르고 중약불에 2~3분 가볍게 볶는다. - 접시에 펼쳐서 한김 식힌다. - 볼에 고추장, 진간장, 물엿, 다진 마늘, 고추기름을 넣고, 황태채 불린 물로 잘 섞는다. - 웍에 양념장을 붓고 바글바글 끓인 다음에 불을 끄고 황태채를 넣어 잘 섞는다. -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준다.

따로&같이/Food 2022.01.31

[영태리집] 나이를 먹는다는 것

문밖을 나가보지 않은 채로 보름이 지나가는데도 그 사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감사한 것일까? 새해를 맞아 첫 달의 반이 지나가는데도 새로운 공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까?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는 하지만 신선함을 만끽할만한 일은 이제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핫하게... 살고 싶으나 웜하게... 살기조차 힘드니 쿨하게... 살 수밖에 없는 나이 낼모레면 칠십 나이를 먹는다는 것...

[영태리집] 가을 장마라는데...

뜨거운 열기로 온 정신이 붕 떠 있던 계절을 보내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가을의 문턱에 서서 비가 차분히 내리는 주말의 정오를 맞고 있다. 창밖을 내다보며 빗방울 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조금 가라앉아 이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다. 소슬한 바람이 가져다주는 낭만을 기다려도 되는 것일까. 왠지 불안하고, 우울하고, 여유 또한 생기지 않아서 아직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