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0.월
방을 바꿔서 자느라고 피곤했지만 도토리가 호텔 수영장에 가서 수영하는 사진을 찍고 싶다 하여 일찍 일어났다. 5시도 전에 깨서 이런저런 준비를 마치고 찍사로 수영장으로 출동. 사람들은 아직 많이 나오지 않았고, 수영장 분위기는 깔끔하고 차분하다.
수영장에서 올라와 식사를 하고, 가방을 싸서 퇴실 준비를 마치고, 10시 20분에 모였다. 예정되어 있던 다낭 대성당과 까오다이교사원 방문은 취소하기로 했다. 무슨 기념일이라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들어가느라고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단다. 고생하며 볼만큼의 멋진 곳은 아니라는 판단 하에 우리 모두 쿨하게 포기했다. 그러나 ‘역시나’였다. 다른 일정을 대체할 것이 없어 쇼핑센타를 전전긍긍하게 될 것 같더니 정말 그랬다.
먼저 노니와 침향을 파는 가게에 갔다. 설명을 듣더니 도토리네가 노니를 사서 한 통씩 선물로 돌리고 침향도 한 병 샀다. 요즘 침향이 들어간 약들이 대세라는데 흡연을 계속하고 있는 도토리 아빠에게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라텍스 가게에도 갔다. 나는 원래 높은 베개를 베고 잔 기억이 없다. 그러면 잠을 못 잔다. 젊었을 적에 미국 갈 때도 큰 짐가방에 나만의 얕은 베개를 넣고 다녔다. 그 정도로 높이에 민감하다. 베개 높이가 맞지 않으면 아프고 불편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게다가 나이 들수록 경추, 흉추, 요추 등 골고루 척추 전반으로 통증이 있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얕아져서 이제는 수건 한 장을 머리 밑에 깔고 자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특히 여행 다닐 때마다 호텔의 높은 베개나 쿠숀은 방해가 된다. 다른 곳에다 치워 놓고 수건 한 장 깔고 잠을 청하곤 한다. 그런데 오늘 라텍스 가게에서 아예 안 베는 것도 나쁘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해서 아기용으로 나오는 작고 낮은 베개 하나를 구입했다.
다음엔 잡화집에 들렀다. 모든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했는데 기분 좋을 정도로 적당한 것 같아 신경은 덜 쓰였다. 점심은 전기가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음식점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샤브샤브를 먹고, 또 경치가 끝내주는 커피 파는 집으로 가서 베트남 커피 설명을 들었다. 오빠네가 커피를 사서 한 봉지씩 나누어 주었다. 오늘은 쇼핑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만 것 같다.
오후 2시가 훨씬 넘어 커피숍에서 나왔다. 손짜 비밀의 사원(린응 사원) 관광을 위해 전동카를 타러 갔는데, 예약이 원할치 않아 버스에서 한 시간쯤 기다렸다. 가이드에게 무슨 말이라도 할 만한데 아무도 짜증을 내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웃고 이야기하며 기다릴 뿐이다. 참 착하고 순한 가족이라는 생각에 혼자 감동했다. 기다리다가 지칠 때쯤 전동카가 나타났다. 두 대에 나눠 타고 신나게 달렸다. 바다를 보며 산으로 올라가는 기분은 상쾌했다. 구름까지 도와줘서 드라이브하기에 딱 맞는 날씨였다. 젊은 운전기사는 젊은 도토리의 노래에 맞춰 흥을 돋우며 한류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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