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베트남(2018)

[한지붕식구들의 다낭 여행(2018)] 호이안 씨클로투어

truehjh 2018. 9. 11. 09:51

2018.08.19.(2)

 

흥이 나는 게 아니고 흥을 내야할 이유가 있으면 흥을 내는 것이 내가 낼 수 있는 흥이다. 악수를 하고 바구니배에서 내려 손가락이 두개만 남은 사람과 헤어졌다. 다리를 건너 길가로 나오는 동안 휘청거리는 나 자신을 느꼈지만 티를 내지 않고 걸었다. 음식을 별로 먹지 못해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였는데 바구니배를 타고 진땀을 너무 흘려 기진한 상태가 된 것이다.

 

메스꺼리고 어지러웠다. 달콤한 쵸코렛을 찾아보아도 없다. 버스를 타긴 탔는데 정신이 안 든다. 온열병이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앞섰는데, 버스 안에서 현지가이드가 도시락에 들어있는 생과일 망고를 나눠준다. 망고 두 개가 나를 살렸다. 허겁지겁 먹고 나니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목공예 마을과 도자기 마을을 투어하는 동안 나는 현지 가이드와 함께 강가의 작은 가게에 앉아서 쉬면서 젊은 가이드의 꿈과 친구들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자기 집에서 약국을 개업한 약사친구 이야기도 들었다. 돈을 많이 벌지만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해야 해서 피곤하다고 한단다. 나도 약국할 때 그랬다고 말해 주었다.
투본강 선착장에서 마을 투어가 끝난 식구들을 만나 베트남 전통 나무배를 타고 호이안으로 갔다. 한국가이드는 월남 전통복장을 한 도자기 여인을 나에게 주었다. 선물이라며 쑥스럽게 건네주는 이의 마음이 신선하게 전달된다. 고마웠다.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곳으로 오래된 가옥들과 투본강의 조화가 아름다운 관광지다. 배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한다. 이러다가 또 금방 그친단다. 그리고 또 오고... 우리는 비옷을 입고, 자전거를 탔다. 40분 투어 후 식구들은 풍흥의 집, 내원교, 광조회관, 떤끼의 집 등을 돌아보는 동안 나는 커피숍에 앉아 길거리공연을 보고 있었다. 앞길은 막혀있지만 젊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찻집에서 식구들을 만나 식당으로 갔다. 호이안 전통식으로 푸짐하게 저녁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입술에 헤르페스가 자리를 잡으려고 벌겋게 달아올랐다. 커다랗게 부풀어 올라도 할 수 없지 뭐... 어쩌겠어... ㅠ..ㅠ..

 

 

 

 

저녁 식후는 자유시간으로 야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어, 용등 앞에서 한 시간 후에 만나기로 정했다. 아이쇼핑도 좋아하지 않는 오빠와 둘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도 역시 배를 탔다. 작은 배를 타고 등을 밝히는 야경투어는 신비하고 몽환적이었다. 판타스틱한 등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오빠, 남동생, 도토리와 나는 네 명이 타는 배를 타고 유유히 강물을 따라갔다. 촛불을 물 위에 띠우며 소원을 빌라고 한다. 오빠와 남동생이 호위하는 배를 어렵게 올라탔지만, 형제들의 사랑이 몇 배로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누가 뭐라든 나에게는 믿음직한 가족이다.

 

호위무사 같은 오빠와 남동생...

 

 

 

막내 동생 부부의 예쁜 웃음...

 

 

 

 

큰 올케와 작은 올케의 넉넉한 마음...

 

 

 

 

선착장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버스 있는 데로 갔다. 여기도 관광지라서 택시 잡는 일이 전쟁 같았지만 센스 있는 가이드 덕분에 무사히 탑승을 했다. 그리고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 버스에 올라타 30여분 가는 동안 에어컨 바람으로 몸을 식혔다. 호이안의 정경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호텔에 도착해서 방을 바꾸고 다시 짐을 풀었다. 마지막 밤이 아쉬워 37층 라운지에 올라가서 포도주를 마시기로 했다. 맥주, 쥬스, 포도주와 함께 저마다의 여행담을 나누며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