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아주 긴 하루(1) - 인천에서 바르샤바로

truehjh 2019. 9. 4. 21:30

 

2019.08.20.. 아주 긴 하루(1) (인천 바르샤바)

 

1055분 폴란드 항공을 이용하기 위해 아침 7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6시쯤 일어나 어제 다 마무리하지 못한 짐들을 정리한 후에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집을 나섰다. 공항패션을 상상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복장, 그러니까 비행기 안에서 편리하고 편안할 수 있는 복장을 하고 부스스한 채로 차에 올랐다.

 

동생 친구가 동행하여 차편 걱정 없이 편히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유 있게 탑승수속을 마쳤는데, 나는 탑승수속을 할 때마다 내심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는다. 휠체어서비스를 이용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풀리지 않는 고민이다. 나에게는 편리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휠체어서비스다. 어정쩡한 상태에서 일단 경유지와 도착지에서 서비스를 받겠다고 답해 놓았다. 그래도 아직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 말걸 그랬나 ...

 

 

 

 

동생의 아시아나골드회원권은 동반자 1인과 함께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단다. 도토리와 작은 올케는 미리 구입해 놓았던 면세제품을 가지러 먼저 가고, 나는 우대이용권의 첫 번째 지명자가 되어 라운지로 올라와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시간이 많이 남는지라 안락한 의자에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소용없는 짓인지 알면서도 또 이런 걱정 저런 걱정을 해 보았다. 여행지에서 닦치면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라 일단은 접어두어야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몸이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순간 우울했었다. 떠나기 전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힘에 겹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일 것이다.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욕심인 것 같다는 회의가 든다. 아프지 않고 열흘간 잘 버텨야 하는데...

 

 

 

 

시간에 맞춰 게이트 앞으로 갔다. 연결 복도도 짧고, 승무원들도 시크한 친절함이 있어 탑승과정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10시간 이상 걸리는 시간 동안 화장실에 두 번 갔는데 미리 복용한 진통제와 준비해 놓았던 엉덩이 받침 덕분에 걸을 때 큰 통증은 느끼지 않았다. 냉방 기운 때문에 코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했는데 마스크 자체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거즈 손수건을 속에다 받쳤다. 진짜 예민한 환자 같은 묘한 분위기...

 

 

바르샤바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휠체어서비스에 대한 특별한 고지가 없기에 연결이 안 되었나 보다고 포기하며 나가다가 휠체어 한 대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직원을 불러 확인하고 서비스를 받으며 환승하는 곳으로 갔다. 굉장히 작은 공항인 것 같이 느껴졌다. 서비스를 받아 움직이는 동선이 짧아서였던 것 같다. 시간의 제약을 받을까 봐 환승 걱정을 많이 했는데 흴체어서비스를 받아 아주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팁도 챙겨 주었다. 두 시간 경유 중에 게이트가 변경되어서 잠시 당황했지만 잘 갈아탔다.

 

 

 

 

런던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일어서면서 바르샤바 공항에서 한 컷...^^

폴란드 시간으로는 4시가 넘었지만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라 약간 나른한 상태다.

하루가 다 지나가려면 아직 멀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