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유럽4국(2019)

[2019 유럽 4개국 도시] 아주 긴 하루(2) - 바르샤바에서 런던으로

truehjh 2019. 9. 10. 21:13

 

2019.08.20.. 아주 긴 하루(2) (바르샤바 런던)

 

영국시간으로 610분에 런던시티공항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휠체어서비스 직원을 찾아 서비스를 받고 나왔다. 공항은 나 정도로 걸을 수 있는 장애인에게는 서비스가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작아 보인다. 짐을 찾는 곳에서 가족들을 만나 무사히 출입구 쪽으로 나왔다. 숙소로 가는 첫 번째 우버를 불러야 하는데 잠시 인터넷 연결이 안 되어 우왕좌왕했다. 그래도 도토리는 당황하지 않고 인내심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니 다행이다.

 

공항 앞길은 넓고 복잡하다. 우버정류장을 찾아가기 위해 구글지도를 보며 걷느라고 조바심이 났다. 처음부터 정류장 쪽으로 걸어갔어야 하는데, 그곳을 모르고 그냥 큰길로 나와버려서 보행자 금지인 길을 막 건너 택시기사가 손짓하는 곳으로 서둘러 갔다.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타보는 우버라 긴장된 탓도 있었다. 다행이 우버택시 기사는 친절하고 상냥했다. 88서울올림픽에 파키스탄 배드민턴 선수로 참가했다고 자랑을 한다. 한국을 안다는 것이 뿌듯한가 보다.

 

30분 정도 걸려 8시 쯤 도착한 숙소는 계단이 많았다. 높는 계단을 올라가 두 개의 문을 열어야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도토리 부녀는 키가 맡겨진 사무실로 달려가서 키를 찾아왔다문 하나를 열고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주인이 알려준 번호의 방이 없었다. 우리 숙소는 옆 건물에 있었고, 다른 입구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다. 

 

엘리베이터가 있다고 하여 3층을 예약했다는데 와서 보니 상황이 조금 달랐다. 복도로 연결된 작은 문을 통해 옆 건물로 건너가야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처음 들어간 건물로 짐을 들고 건너가야 한다. 그것도 리프트 정도의 수준으로 층마다 다 서는 것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커다란 짐 세 개가 한꺼번에 들어갈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유럽건물은 3층이라 하면 대체로 4층으로 알아야 한단다. 도토리와 동생이 큰 짐가방 세 개를 힘겹게 들고 오르내렸다. 조카는 힘쓰는 일에 불평 없이 나선다. 당연히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처럼 몸 사리지 않는 스물한 살짜리 우리의 팀장 및 가이드, 도토리... 평균 나이 육십이 넘는 어른 셋을 인도하느라 애쓰고 있다열정적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기특해 보였다.

 

두 번째 문을 열고 숙소로 들어가니 또 계단이 몇 개 있다. 침실, 거실, 주방, 화장실로 구성된 평범한 아파트였다. 방을 정하고 짐을 풀었다. 도토리 부녀는 주변에 있는 마트에 가서 물, 빵과 과일, 달걀과 쥬스 등 내일 아침의 식사거리를 사왔다.

 

 

 

 

 

 

호텔보다 깔끔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가성비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인 것 같다. 킹스크로스역 부근에 있는 이 숙소는 대영박물관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집이란다. 물론 나는 예외겠지만... 그만큼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숙소를 정했다고 뿌듯해하는 도토리... 11시가 넘어서야 내일의 여행을 기대하며 잠을 청하는 식구들...

 

오늘은 인천에서 바르샤바, 바르샤바에서 런던으로 먼 거리를 이동해 왔다. 시간차와 해지는 시간을 고려해 보면 삼십여 시간의 하루였고, 그리고 다섯 끼의 식사를 한 아주 긴 하루였다.